창문을 여니 온대지가 아직 새벽미명에 깊이 잠겨 있다. 신비하리 만치 경건한 새벽향이 살갗을 스친다. 하늘도 바람도 나무도 새도 이름모를 길가의 잡초조차도 모두가 고요속에 잠들어 있다. 뒷뜰에 감 따먹으러 왔던 다람쥐도 재잘거리던 아이들도 일거리를 쫒아 분주하던 어른들도 모두가 고요속에 잠들어 있다. 무념무상의 세계다. 살그머니 눈을 감고 긴 호흡 한번 고르니 맑은 향기가 폐부 깊숙히 파고 들어 온다. 움추러진 가슴과 찌들은 뇌리와 흐릿한 영혼을 말갛게 씻기운다. 살아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어디선가 활발한 불루 벌드의 휘바람소리사이로 한줄기 빛이 다가와 서서히 대지의 아침을 깨운다. 진한 밤안개 걷히듯 어둠속에서 일상이 신선하게 일어난다. 오늘 아침도 어김없이 동네 어귀어귀마다 잔잔한 감동이 서려 있다. 새로운 도전의 힘이 서려있는 그시작의 아침이다.
끊어질 듯 끊어질 듯 이어지는 한오라기 줄을 타고 곡예를 부리듯 글로벌 경제위기의 불길함속에 아슬아슬하게 2008년을 무사히 넘기고 기축년 새해도 벌써 그 두번째 달이 지나가고 있다. 아스라이 들려오는 세계각국의 뉴스들은 아직도 우리들의 가슴을 더욱더 움츠려 들게 한다. 끝없이 이어질 것만 같은 절망과 분노와 아픔과 슬픔의 연결고리들이 우리들의 뇌리를 더욱 찌들게 하고 우리의 영혼을 더욱더 멍들게 한다.
하지만 더듬어 지나온 시간들이 어찌 좌절과 실망과 상처투성이로만 엮어져 왔겠는가! 사념의 먼지를 털어내고 되집어 보면, 얼기설기 빛이 나는 순간들이 있었지 않았는가! 나의 참된 가치를 존중해주고 따뜻하게 받아 주었던 사랑스런 이웃들, 삶의 무게에 주눅들어 널부러져 있을때 나를 일으켜 세웠던 이웃들의 따스한 한마디의 감동들, 이국땅에 한국인으로서 살아가면서 절절히 느꼈던 가슴찡한 순간들, 잔잔한 파도처럼 가슴설레던 순간들이 모여 오늘의 ‘나의 모습’으로 꼴지워져 왔는지도 모른다.
살아있기에 좌절을 겪는다. 더 크게 일어서야함을 배우기 위해서.
살아있기에 분노를 느끼기도 한다. 더많이 견뎌내기 위해서.
살아있기에 아픔을 겪는다. 더 많이 감싸기 위해서.
살아있기에 상처를 받는다. 더많이 사랑하기 위해서
오늘도 마음의 분진을 모두 털어내고 신선한 아침향기를 힘껏 들이 킨다
오늘도 나의 삶에 에너지가 되어 줄 ‘새로운 ‘ 기대들을 향하여 힘차게 일어선다 미명속에서 하루해가 떠오르는 모습을 지켜 볼 수 있는 건 가슴벅찬 일이다 살아있는 자의 특권이다. 살아있기에 마음껏 행복한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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