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모든 선물, 모든 것을 다 가진 여인’이라는 뜻의 판도라. 그녀는 제우스 신이 인간을 고통스럽게 만들기 위해 대장장이 헤파이스토스를 시켜 만든 아름다운 여인입니다. 판도라의 남편인 에피메테우스에게는 상자가 하나 있었습니다. 그는 판도라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상자를 절대 열어보아서는 안 된다고 신신당부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상자 안에 무엇이 들어있을까? 끝없이 궁금해진 인간의 욕망은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 법.
결국 판도라는 상자를 열게 되고, 아픔과 슬픔, 증오와 분노, 가난과 절망, 전쟁과 고통 등 온갖 종류의 안 좋은 것, 세상을 혼탁하게 하는 것들이 그 상자에서 쏟아져 나와 인간세상에 퍼지게 되었습니다. 깜짝 놀란 판도라는 상자를 급히 닫아버리는데, 상자의 바닥에 남아 있는 것은 오직 희망뿐이었습니다, 모든 불운은 다 쏟아져 세상에 들어오고 상자 안에는 희망만이 남게 된 것이지요.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판도라 상자가 열리고 실물경기 침체의 공포, 구조조정, 감원, 연쇄도산, 감산, 실업률의 증가 등 온갖 종류의 경제악재가 쏟아졌습니다. 미래는 불확실하고 낙담과 두려움으로 암울한 처지가 되었습니다. ‘현대판 제우스신’으로 불리는 자본주의, 황금 만능주의, 물질숭배주의가 만든 욕망의 산물로, 돈이면 모든 욕망을 채울 수 있다는 허황된 생각이 글로벌 고통을 가져오는 매력덩이로 자리매김한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글로벌 고통을 가져다 준 판도라 상자는 두 가지 의미를 역설적으로 준다고 생각합니다. 즉 만연한 고통과 희망의 시작을 동시에 나타내는 것입니다. 상자 가장 깊숙이 들어있는 희망은 고통이 쏟아진 후에야 볼 수 있듯이 가혹한 고통을 겪으면서 품는 희망이 더욱 아름답고 고귀한 가치를 주는 것이 아닐까요?
인간의 삶을 항해하는 배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항상 죽음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깊은 바다 위에서 넘실거리는 파도를 헤치고 최종 목적지를 향하여 나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이 인생입니다. 항해하는 동안에 동반의식을 갖고 함께 어우러져 격려하며, 구성원의 직책과 재능, 기교를 소중히 여겨야 할 동반자들끼리 사소한 탐욕과 명예심에 사로잡혀 이전투구를 감행하기도 합니다.
한때는 순풍에 돛 단 듯 모든 것이 순조롭고 평안하여서 온 세상이 다 내 것인 양 우쭐대기도 합니다. 원하는 것은 무엇이나 얻어진 성취감속에 혼자만의 왕국을 건설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항해를 할 때는 항상 어느 정도 바다의 위험이 잠재하는 것처럼 삶을 영위하는 동안에 자신에게 다가올 인생의 격랑을 겪기도 하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그 항해를 마다할 수 도 없고 멈출 수도 없는 것이 인생입니다.
경제적 위기와 급한 물결에 허우적거리고 경제파탄의 위험 속에 갈팡질팡, 우왕좌왕하며 두려움 속에 자신의 인생항해를 포기하고 목숨을 끊어버리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종종 있음을 안타깝게 여기고 있습니다. 지금 당하는 위기의 풍랑이 너무나 거세기에 모든 소유를 다 빼앗기고, 살아갈 염치나 자신이 없는 것 같다 하여도 우리는 희망을 놓아서는 안될 것입니다.
여호와 하나님은 우리에게 언약하신 그대로 이루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 여호와가 말하노라 너희를 향한 나의 생각은 내가 아나니 재앙이 아니라 곧 평안이요 너희 장래에 소망(Hope)을 주려 하는 생각이라”(예레미야 29:11)
희망을 가진 사람은 아름답습니다. 비록 세상은 추울지라도 판도라 상자 속에 가두어진 희망을 꺼내고, 그 희망을 노래하면서 살아가는 삶이 되었으면 합니다.
노규호 목사
<버지니아 거광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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