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투어의 캐롤린 비븐스 커미셔너가 12일 LA에서 한국 케이블방송사 ‘J골프’와의 5년 계약을 발표하고 있다.
지원금까지 합치면
연 700만달러 설도
한국 방송사끼리 싸우다가 LPGA투어만 좋게 됐다.
LPGA투어는 대회도 줄고 상금도 줄어 잔뜩 위축된 마당에 11일 골프채널과 10년 ‘국내’ 중계 계약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보다 훨씬 큰 뉴스는 바로 그 다음 날 LPGA투어가 한국의 골프전문 케이블방송인 ‘J골프’와 2010년부터 5년 동안 연간 400만달러에 중계권료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골프월드 편집장 론 시락에 따르면 LPGA투어는 미국에서 이제 겨우 돈 주고 방송시간을 사서 직접 스폰서를 붙여야 하는 신세를 면한 것으로 한국 중계권보다 많은 돈을 쥐어주는 사업 분야가 없고 LPGA투어 또한 이를 “투어 역사상 최대 언론계약”이라고 자랑하고 나섰다.
2009년 시즌 개막전 SBS오픈이 막을 올린 날 캐롤린 비븐스 LPGA투어 커미셔너가 LA로 날아와 계약 내용을 발표한 사실에 대해 “모양새가 좋지 않다”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비븐스 커미셔너는 기자회견장에서 “내년 이후로도 SBS오픈이 열릴 수 있겠느냐”라는 질문을 받고 “계속 논의 중”이라고 답했으나 하와이 현지에서 SBS오픈을 참관하고 있는 SBS 관계자들은 “이런 상황에서 SBS오픈을 계속하라는 것은 무리한 얘기 아니냐”라고 말했다.
영어를 못하는 선수의 출장을 정지시키겠다는 등 한국 선수에 불리한 규정을 만들어내려고 애를 썼던 투어의 한국 중계권료가 거의 두 배로 뛴 셈이다. 현재 LPGA투어 중계권을 갖고 있는 SBS가 올해 지급한 중계권료는 225만달러며 이번 J방송과의 계약은 ESPN에 의해 연간 400만달러로 보도됐다.
더구나 J골프는 중계권료 400만달러뿐 아니라 총상금 170만달러짜리 투어 대회를 주최하고 LPGA투어 대회 가운데 1개 대회에 연간 100만달러 안팎의 대회 지원금까지 주겠다는 조건까지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중계권을 따내기 위해 연간 700만달러에 육박하는 액수를 베팅한 셈이라는 설도 있다. 작년에 비해 올해 3개 대회가 줄어들었고 내년에는 5∼7개 대회가 없어질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한 마당에 한국 중계권은 거의 3배로 뛴 것.
이에 대한 미국 언론의 반응이 눈길을 끈다. 캐롤린 비븐스 LPGA투어 커미셔너가 지나치게 눈앞에 이익을 좇느라 방송, 스폰서 등 협력 기업들과 신뢰 관계를 너무 경시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특히 시락은 “LPGA투어가 SBS를 ‘샵라이트 2’로 만든다”며 “SBS는 14년 동안 LPGA투어 대회를 한국에서 중계방송을 해왔고 5년 동안 SBS오픈을 개최하는 등 LPGA투어의 든든한 후원자였는데 비븐스 커미셔너가 헌신짝처럼 팽개쳤다”면서 “이런 행태가 장기적으로 오히려 손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락은 비븐스 커미셔너가 21년 동안 샵라이트 클래식을 후원해온 샵라이트 대신 부동산 기업 긴그룹을 영입했지만 긴그룹은 2년 만에 파산해 더 이상 대회를 열 수 없게 된 사실을 사례로 들며 “과연 옳은 선택인지 생각해볼 일”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LPGA투어 대회 중계권은 1994년 SBS가 연간 6만달러라는 헐값에 따냈으나 1998년 박세리가 US여자오픈과 LPGA챔피언십을 제패한 한국에서 인기가 높아지면서 계속 상승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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