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목회에서는 목회자 가정이 교회의 사례비만 가지고 경제적으로 여유(?) 있게 사는 데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사모가 전적으로 혹은 목회자가 직접 파트 타임으로 생활 전선에 개입하지 않을 수 없을 때가 많다. 즉 사모가 교회 밖의 세상적인 직업을 갖는 일은 이민 목회에서 아주 흔한 일로 가정 경제에 주된 책임을 지게 마련이다.
남편이 목회의 길을 들어서기 훨씬 전부터 나는 경제적인 부족함 때문이 아니라 나름대로의 사회적 지위와 성취욕을 위해 직업을 가져왔다. 그러나 남편이 목회를 하기 전에 직업을 갖고 일할 때와, 목회의 길로 들어 선 후 직업에 대한 나의 입장도 아주 달라 진다. 나의 입장뿐만 아니라 직장내 상사나 고객의 나에 대한 판단도 전혀 고려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한인 커뮤니티에서 일하는 경우) 능력을 인정받고 물질의 보상을 받는 데도 항상 석연치 않은 감정이 남아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항상 손님의 생각을 조심스럽게 맞추어야 하며 상사의 눈치를 살펴야 한다. 일을 못하는 경우에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잘 해도 문제가 될 때가 많다.
목사는 교회라는 테두리 안에서만 목회를 한다지만, 직업을 가진 그 사모는 교회는 물론 세상 밖에서까지 목회하는 심정으로 사람을 만나고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될 때가 참으로 많다. 그것이 물질적인 수입으로 연결될 때는 더욱 그러하다. 한마디로 어디까지가 희생과 봉사이고 어디까지가 능력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때가 많다.
얼마전 부동산, 융자 에이전트들과 만남을 가진 일이 있었다. 최근 경기불황으로 인해 서로 어려운 점들을 하소연 하며 이런 말씀을 하시는 분이 있다. 요즘 같은 때는 정말 힘들어서 사람들하고 관계하기 싫고, 한마디로 다 “때려치고” 교회 일만 하고 싶단다. 나 역시도 세상 일에 얼마나 때려 치고 싶을 때가 많았는가. 그러나 하나님의 일도 분명 더 어려운 일이 많은 게 사실인데 함부로 때려 친다는 말을 할 수가 없다. 이것을 어떻게 택하게 되었고, 선택받은 천직이라 생각한다면, 또 어떠한 물질과도 비교할 수 없는 보상이 있는 직업이라는 것을 알게 된 때는 어느 누구도 쉽게 놓치고 싶지 않을 것이다. 세상적인 직업과 하나님 앞에서의 성공을 어떻게 비교할 수 있으랴.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