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것들은 충동 구매를 안하는 편인데 책이나 음반은 충동 구매가 심한 편이다. 요즘은 인터넷의 발달로 집에 앉아서 컴퓨터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보니 그 정도가 좀 더 심해진다.
서점에서 책을 구입할때는 안과 겉에 쓰여진 서평도 꼼꼼하게 읽고 대충 처음 몇페이지를 읽기때문에 실수가 적은 반면 인터넷으로 구입할때는 서평의 일부분만 읽거나 출판사에서 광고용으로 만들어 놓은 찬란한 미사여구에 넘어가 낚이는 경우가 빈번하다. 몇년전 소설가 박완서씨가 쓴 서평을 보고 책을 구입했는데 막상 책 안쪽에 쓰여진 서평을 읽어 보니 칭찬은 딱 그 한줄이었던 경우도 있었다.
반면 좋은 책이라서 예전에 읽었지만 다시 읽고 싶어 찾아 보면 절판이 되어 있는 경우도 허다해서 한국의 서점에는 있을까 싶어서 언니에게 부탁해 보면 역시 절판이라 찾을 수 없다는 대답을 듣곤 한다.
전에 같이 일하던 동생이 어느날 인터넷에서 물건을 구입할때 크레딧 카드 넘버를 외우고 있는 자신을 보고 혼자 놀랐다는 얘기를 한적이 있다. 다행히 암기력이 좋지 못한 나로서는 지갑을 열어 카드를 꺼내는 그 시간 동안 마음을 바꾸는 경우가 많아서 쓸데없는 지출을 줄이기도 하는 것 같다.
한동안 게으른 나에게 맞는 앉아서 하는 인터넷 샤핑의 매력에 빠져 쓰지도 않는 물건들을 구입한적이 있다. 사놓고 후회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인터넷 구매는 책과 음반으로 제한해 놓고 있다. 스트레스 받는 날이면 혼자 여기 저기를 기웃거리다 결국 인터넷 서점을 들어가고 충동적으로 책과 음반을 구입하곤 한다.
최근 그렇게 기웃거리다 그야말로 남편의 응원에 힘입어 구입한 물건이 지금 우리집 거실에 박스도 열리지 않은채 앉아 있다. 지진 대비 물품들. 싸지 않은 가격에 망설여지긴 했지만 지진에 대한 불안함이 커지는 요즘 매해 새로 만들 필요가 없는 25년간의 유효 기간을 자랑하는 그 박스는 차고 한귀퉁이에서 쓰이는 일 없이 낡아 가기만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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