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대표팀 감독 자리는 독이 든 성배’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조기 탈락한 32개국 대표팀 감독들이 줄줄이 짐을 싸고 있다.
기대 이상의 좋은 성적은 재계약 또는 계약 연장으로 이어지지만 신통치 않은 성적표는 곧 경질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번 남아공 월드컵 A조 조별리그에서 꼴찌(1무2패)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은 거뒀던 `뢰블레’ 프랑스 대표팀의 레몽 도메네크 감독은 자국 의회 청문회에 소환되는 수모를 겪은 끝에 로랑 블랑 전 지롱댕 보르도 감독에게 대표팀 지휘봉을 넘겼다.
지난 6년간 `아트사커’ 사령탑을 맡아 2006년 독일 월드컵 준우승 등 준수한 성적을 냈음에도 끝내 남아공 월드컵에서 참패를 경험한 뒤 불명예 퇴진한 것이다.
또 한국과 월드컵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0-2 패배를 당했던 오토 레하겔 전 그리스 감독은 포르투갈 출신의 페르난도 산투스 감독으로 교체됐다.
이와 함께 이번 대회 16강에서 아르헨티나에 1-3으로 져 8강 진출에 실패했던 하비에르 아기레 멕시코 감독은 사퇴했고 조별리그 관문을 통과하지 못한 카메룬의 폴 르겡 감독과 호주의 핌 베어벡 감독도 지휘봉을 놓았다.
또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 위업을 이룬 한국의 허정무 감독과 일본의 오카다 다케시 감독도 `자의반 타의반’으로 재계약을 포기했다. 해당 축구협회의 유임 러브콜에도 `박수칠 때 떠난다’는 명예로운 퇴진을 선택한 것이다.
한 때 세계 축구계를 풍미했던 스타 감독들도 성적 부진의 칼날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우승에 앞장섰던 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은 독일과 8강전에서 0-4 참패를 당하면서 퇴진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마라도나 감독은 언론과 대립각을 세우며 힘겹게 월드컵 남미예선을 통과하고 멕시코와 16강전 승리를 지휘했지만 `전차군단’ 독일에 처참하게 짓밟히면서 더 거센 퇴진 압박을 받게 됐다.
선수 시절 주장을 맡아 1994년 미국 월드컵 우승을 주도했던 카를루스 둥가 브라질 감독 역시 위기에 직면했다.
둥가 감독은 `지루한 실리축구’라는 비난에도 `죽음의 G조’를 1위로 통과했으나 네덜란드와 8강전에서 1-2 역전패를 당하면서 선수에 이어 사령탑으로도 우승컵을 들어 올리려던 꿈을 접어야 했다.
그는 8강전 패배 직후 "나는 4년 계약을 맺었고 우리는 시작할 때부터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서 대표팀 감독직을 그만둘 것임을 밝혔다.
반면 잉글랜드 대표팀 파비오 카펠로 감독은 대표팀이 독일과 16강전에서 1-4로 져 1966년 대회 이후 44년 만의 우승을 일찌감치 포기했음에도 축구협회의 재신임을 받아 계약 기간인 2012년까지 지휘봉을 계속 잡을 수 있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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