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바스토우에 거주하는 제이슨 핫지는 “난 과대망상은 아니지만 걱정은 된다”라고 말한다. 네 자녀의 아버지인 그는 그래서 ‘지구 최후의 날’을 위한 피난처’(dooms-day shelter)를 마련했다. 핫지는 얼마 전 ‘비보스 셸터 네트웍’에 가입했다. 비보스(Vivos)는 지상의 대재앙을 피할 수 있는 지하 피난처를 만들어 파는 회사 중 하나로 미 전국에 20개의 지하 쉘터 네트웍을 구축해 휴가철의 타임셰어 형식으로 지하 셸터 커뮤니티의 부분 소유권을 팔고 있다. 가격은 성인 5만달러, 어린이 2만5,000달러다.
지하벙커 쉘터 분양 활기… 4,100만달러짜리도
‘생존 위한 투자’인가, ‘공포 이용 돈벌이’인가
지하 셸터는 핵공격이나 소행성 충돌, 쓰나미 같은 대재앙 때 대피해 살 수 있는 피난처로 비보스 셸터의 경우 1년 정도 살 수 있도록 준비될 것이다.
“이건 생존을 위한 투자”라고 팀스터노조의 간부인 핫지는 말한다. “난 최악의 사태가 발생했을 때 나와 내 가족을 보호할 수 있는 장소를 확실히 해두고 싶거든요”
한동안 잊혔던 냉전시대의 잔재, 지하 피난처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텍사스 테럴 소재 레이디어스 엔지니어링은 30년 넘게 지하 셸터를 지어왔는데 요즘처럼 경기가 좋은 적이 없었다고 월튼 매카시 사장은 말한다.
매카시에 의하면 레이디어스가 팔고 있는 파이버글래스 셸터들은 10명에서 2,000명의 성인들이 전기와 식품, 물과 정제된 공기를 공급받으며 1~5년까지 살 수 있도록 설비되어 있다.
레이디어스가 건축한 셸터는 40만에서 4,100만달러짜리까지 있는데 750명 정도가 살기 적당한 규모로 지하에 설치되었다. 매카시 사장은 지하 셸터의 위치와 고객의 신원을 공개하는 것은 거부했다.
“지난 5년 동안 매년 판매가 두 배로 늘었다”고 그는 말한다. 하든드 스트럭처 오브 콜로라도, 유타 셸터 시스템 같은 다른 셸터 제조업체들도 판매증가를 기록 중이다.
이런 추세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있다.
‘땅 속의 하나의 나라: 미국 문화의 방사능 대피소‘의 저자로 칼스테이트 치노의 역사학 교수인 켄 로즈는 지하대피소는 반세기 전이나 지금이나 쓸데없는 생각이라고 지적한다. 1950년과 60년 당시 냉전으로 인해 인류가 멸망할 것이라던 것이 지금은 핵이 든 가방을 가진 테러리스트로 바뀌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메릴랜드 소재 올핸즈 글로벌 비상관리 컨설팅의 스티브 데이비스 회장도 대피소에 대해 회의적이다. 100개 이상의 공공 및 민간업체 고객들에게 비상관리와 국토안보 자문 서비스를 하고 있는 데이비스 회장은 셸터 제조업자들이 상상하는 종류의 재앙은 “우리가 일어날 것으로 알고 있는 재난에 비해 발생 확률이 너무 낮다”라고 말한다.
“우린 언젠가 서부에선 강진이 일어날 것을, 플로리다와 걸프만, 동부엔 허리케인이 엄습할 것을 알고 있다”고 말한 그는 “우린 합리적인 대비를 하도록 지원한다. 사막에 굴을 파고 숨는 게 필요하다고는 생각지 않는다”라며 그는 머리를 흔든다.
비보스 네트웍은 캘리포니아주 델마의 개발업자 로버트 비시노의 아이디어다. 지난 12월 출범한 비보스 프로젝트는 캘리포니아주 바스토우 인근에 위치한 연방정부의 지하시설을 사들여 개조하는 것으로 착수되었다. 1만3,000스퀘어피트 크기로 134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 셸터의 가격은 1,000만달러. 비보스는 전국 곳곳에 약 20개의 셸터를 지을 예정인데 그 중 큰 것은 10만스케어피트 규모로 계획 중이다.
비보스의 웹사이트에는 2012년 12월21일을 향해 카운트다운 중인 시계가 올려져 있다. 고대 마야인들이 예언한 지구 최후의 날이다. 또 이 웹사이트에는 핵전쟁에서 태양표면의 대폭발 등 11개의 지구 대재난 예상 리스트까지 올라 있어 다른 사람들의 공포를 조장해 이익을 챙기려 한다는 비난을 부르고 있다.
그러나 비보스의 대표 로버트 비시노는 무슨 소리냐고 반문한다.
“소화기를 파는 사람에게 공포를 조장한다고 할 수 없지 않습니까? 소화기를 한 번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낭비나 사기라고도 안 하지요. 우린 공포를 꾸며내는 게 아닙니다. 공포는 이미 만연되어 있지요. 우린 그 해소책을 제공하는 겁니다”
비보스가 지을 지하 쉘터의 퍼블릭 라운지. 타임쉐어 스타일인 쉘터의 입주가격은 성인 5만달러, 아이 2만5,000달러다. 오른쪽은 비보스가 분양 중인 지하쉘터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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