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신빙성 있는’ 용의자 10여년 전 사망 추정
이름, 거주지 등은 안 밝혀
희대의 비행기 납치범인 D. B. 쿠퍼는 40년 전 1만피트 상공의 비행기에서 낙하산으로 탈출하는 과정에서 죽은 것이 아니라 무사히 착륙한 후 10여년 전까지 모처에 숨어 살았던 것으로 연방수사국(FBI)이 추정하고 있다.
FBI 시애틀 사무소의 프레드 거트 특수요원은 미국 항공기 납치사건의 유일한 미제사건인 쿠퍼 케이스와 관련해 ‘가장 신빙성 있어 보이는’ 단서를 제보받고 지난 1년여 동안 추적한 끝에 이 같은 추정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거트는 납치범의 신원을 밝히지 않고 그가 10여년 전에 자연사했다고만 말했다. 거트는 이 제보가 매우 논리적이라며 그와 상반되는 다른 제보가 없다고 밝혔으나 그것으로 쿠퍼 케이스가 곧 해결될 것이라는 뜻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만약, 거트가 언급한 사람이 진범이라면 그는 1971년 추수감사절 전야인 11월 24일 밤 현찰 20만달러를 몸에 지닌 채 노스웨스트 오리엔트 항공의 보잉 727기 뒷문에서 낙하산으로 탈출한 후 약 30년간 모처에 숨어 살았다는 뜻이 된다.
장신에 피부가 검은 이 범인은 당일 포틀랜드에서 현찰 20달러로 구입한 편도 티켓으로 시애틀 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자신을 댄 쿠퍼라고 소개한 그는 비행기가 이륙하자마자 승무원에게 “가방 안에 폭탄이 들었다”고 협박했다. 비행기가 시애틀에 착륙하자 그는 승객들을 풀어주는 조건으로 항공사로부터 현찰 20만달러와 낙하산을 제공받은 뒤 조종사에게 멕시코로 가자고 명령했다. 비행기가 카울리츠 카운티의 소읍인 에이리엘 부근 상공에 이르렀을 때 그는 비행기 뒤 문을 통해 영하의 밤하늘로 뛰어내렸다. 승무원들은 재급유를 위해 네바다주 레노 공항에 착륙한 뒤 그가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당국에 신고했다.
수사당국은 그 후 쿠퍼의 흔적을 찾아내지 못하다가 1980년 밴쿠버(워싱턴주) 인근 콜럼비아 강변에서 모래 장난을 하던 한 소년이 20달러짜리 뭉치 돈을 주워 신고했다. FBI는 그 돈이 모두 5,800달러였으며 1971년 노스웨스트 오리엔트 항공사가 쿠퍼에게 제공한 현찰의 일련번호와 일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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