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LA의 시의원 선거구 재조정 문제가 한인들에게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논란의 요점은 10년 마다 재조정하도록 되어있는 선거구역을 차제에 기존 구역에서 떼어내 한인타운을 단일 선거구 내로 편입시켜 달라는 것이다.
지금처럼 복수의 구역으로 나눠지면 그만큼 한인의 결집력이 분산되어 한인타운의 지위가 약화된다는 것이다. 이런 논지 하나만을 놓고 볼 때는 나름대로 타당성을 가진 주장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관할구역은 우리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관할하던 시의원에게 단순히 주고받는 문제를 떠나 정치생명과 이해득실이 걸려있는 민감한 사안임을 명심해야 한다. 바꿔 말하면 이런 정치적 문제는 논리적 대응이나 적대적 행동 보다는 장기적 안목과 객관적인 근거로 접근해야 된다는 말 이다.
한인타운이 단일 선거구 내로 편입되면 일견 한인커뮤니티의 정치적 승리로 보일지 모르나 실제 내용은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한인타운의 실상을 살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지금 한인타운에서 한인인구는 70, 80년대와 달리 노인아파트나 양로병원에 거주하는 고령자들이 대부분이고 정작 대다수는 라티노를 중심으로 한 타인종으로 구성되어있다. 절대 다수의 한인들은 LA 근교 또는 밸리나 오렌지 카운티 등 외곽 지역에 살면서 한인타운에서 는 사업만을 하고 있다.
그래서 엄밀히 말해 한인타운은 한인 상업지역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한인타운은 한 세대를 넘지 못하고 한인 이민역사의 기록으로만 남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한인타운에서 한인 거주민을 위한 정치력 증대나 한인 시의원 배출은 연목구어에 지나지 않는다.
한편 비록 살지는 않더라도 한인타운에 사업체를 가진 한인들에게는 이곳 소관 시정부 정치인과의 유대증진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어떤 특정 선거구역에 속하는데 연연하기 보다는 그가 누구든 한인타운을 관할하는 시의원과의 긴밀한 관계 강화에 노력하는 것이 오히려 한인상권을 발전시키는데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까 싶다.
미인구의 5%밖에 되지 않는 유태인이 미국의 정계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서구 각 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지금껏 노벨상을 수상한 유태인이 180여명에 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저력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유태인은 가장 큰 권력을 가진 정치권에는 눈을 돌리고 있다. 부침이 심한 정계의 특성을 오랜 세월 경험했기 때문일 것이다. 굳이 정치판에 진출하지 않더라도 그때그때 정치인의 도움을 받으면 되는 것이다.
한인커뮤니티도 유대인의 정치력을 타산지석으로 삼았으면 한다. 미국의 정치력은 선거와 돈에서 나온다. 현재 한인을 시의원이나 하원의원으로 진출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우리의 자력이 조성될 때까지 정치자금과 투표를 관할 정치인에게 몰아준다면 상당한 정치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조만연/ 수필가·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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