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아직도 때묻지 않은 순수한 열여덟살 소녀이고 싶은데, 흐르는 세월의 강에 떠밀려 어느 새 중년을 넘어 노년의 나이에 접어들었다. 하루하루 흐르는 시간을 붙잡아두고 싶을 만큼 아쉽고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얼굴에 배어 나오기에 이제는 자신의 얼굴에 책임져야 할 때다. 돈키호테를 쓴 세르반테스는 “지나간 일을 되돌아 추억한다는 점에서 인간은 강과 다르다”고 했다.
천주교 대구 대교구청 성직자 묘역 입구에는 이렇게 적혀있다고 한다. “오늘은 내 차례, 내일은 네 차례” 죽은 이가 산자에게 던지는 이처럼 강력한 경고가 있을까. 이것이 단지 죽음에 대한 경고가 아니라 ‘선한자여 다음번엔 당신이 그분 곁에서 평안을 누릴 차례’라는 겸손의 의미가 들어있다 해도 말이다.
세월은 시작도 끝도 없이 강물처럼 흘러가고 있다. 강물 같은 세월을 따라 가는 마음속에 중요한건 건강하게 살아 숨 쉬는 오늘이란 날이 얼마나 복되고 행복한가를 가슴 깊이 새기는 일이다. 남은 세월을 허송치 않는 부지런함과 날마다 범사에 감사하면서 기쁨과 사랑이 넘쳐나는 보람된 삶이기를 소원한다.
유설자/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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