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판스타 몽땅 트레이드 ‘뻔뻔스런 사기극’
월드시리즈 정상에만 오르면 핵심 선수들을 줄줄이 팔아치우기로 유명한 마이애미 말린스가 또 지역 팬들을 배신했다. 이번에는 1억5,000만달러짜리 새 스테디엄을 얻어낸 지 1년 만이라 “뻔뻔스런 사기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에는 우승한 것도 아니건만 말린스는 14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트레이드에 합의, 연봉부담이 좀 큰 선수들을 모조리 내보냈다. 불과 8~9개월 전에 영입한 올스타 숏스탑 호세 레예스와 좌완 선발 마크 벌리에 에이스 자시 잔슨 등을 한꺼번에 내보낸 대형 트레이드였다.
말린스는 그저 연봉 부담을 더는데 중점을 두고 마이너리그 유망주들만 챙긴 모양새다.
애당초 말린스에 새 스테디엄을 지어주는 주민발의안에 반대했던 마크 사노프 시티 커미셔너는 이에 대해 “말린스는 이제 트리플A 마이너리그 팀이나 다름없다”며 “말린스는 이제 팬들에게 신용을 다 잃었다. 순전히 야구로만 볼 때 좋은 트레이드라고 해도 팬들의 눈에는 그렇게 안 보인다”고 말했다.
지역 라디오 스포츠토크 진행자인 제프 드포레스트도 “말린스가 지역 팬들을 더 열 받게 만드는 방법은 내년 시즌 개막전에 피델 카스트로를 불러다 시구하게 만든 것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에 참가하기 위해 현재 시카고에 가 있는 제프리 로리아 말린스 구단주는 이날 호텔 로비에 몰려든 취재진의 질문에 “오늘은 해줄 말이 없다. 아직도 납득이 안 간다는데 내가 구태여 설명할 필요가 있겠냐”는 반응만 보였다.
말린스는 새 구장의 문을 열면서 경쟁력 있는 팀을 내놓으면 300만명 이상의 관중이 동원될 ‘잭팟’ 시나리오를 예상했다. 하지만 말린스는 올해 디비전 바닥을 훔치며 실망만 안겨줬고 관중동원도 220만여명에 그쳤다. 그 결과 로리아 구단주는 레예스(9,600만달러), 벌리, 잔슨 등을 쫓아내며 1억6,375만달러에 이르는 지출을 줄였다. 내년 레예스에게는 1,000만달러, 벌리에게는 1,100만달러, 잔슨에게는 1,350만달러 연봉을 줘야하는 상황이었다.
메이저리그는 3년 전 선수노조와 ‘천장’만이 아닌 ‘바닥’도 있는 샐러리캡에 합의했다. 하지만 이번 트레이드로 인해 말린스의 팀 페이롤은 2008년 이후 최저 3,400만달러까지 내려간 상태다.
올해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페이롤이 가장 낮았던 팀은 5,300만달러만 쓰고도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정상에 오른 오클랜드 A’s였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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