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OC 집행위‘충격’결정…25개 핵심종목서 제외
▶ 2020 올림픽부터 다른 종목들과 경쟁신세 전락
태권도는 올림픽 종목으로 살아남았다. 하지만 근대올림픽은 물론 고대올림픽부터 올림픽을 대표하는 스포츠중 하나였던 레슬링이 핵심종목에서 제외돼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2일 스위스 로잔의 로잔팰리스호텔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2020년 올림픽부터 채택할 올림픽 핵심종목(Core Sports)에 태권도를 포함한 25개 종목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번 핵심종목 투표에서 레슬링이 탈락하는 예상 밖의 결정이 나와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레슬링은 고대 올림픽에서도 5종 경기 중 하나로 치러졌고, 근대올림픽에서도 제 1회 대회부터 한 번도 빠짐없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단 올림픽 운동의 뿌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종목이다. 워낙 올림픽과 연관이 깊은 스포츠여서 국제레슬링연맹(FILA)은 이번 로잔 IOC 집행위에서 핵심종목 결정투표를 앞두고도 전혀 아무런 로비활동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레슬링의 올림픽 핵심종목 포함을 너무도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었기에 로비의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비공개 투표결과는 뜻밖이었다. 그 누구나 퇴출후보 1위로 꼽았던 근대5종은 물론 탁구와 필드하키, 배드민턴, 태권도 등이 모두 핵심종목에 포함된 반면 레슬링이 올림픽 무대에서 쫓겨나는 대이변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따라 레슬링은 야구·소프트볼, 가라테, 우슈, 롤러스포츠 등 다른 7개 종목과 함께 오는 2020년 올림픽부터 매 4년마다 올림픽 종목으로 포함되기 위해 피나는 경쟁을 펼쳐야 하는 처지로 전락했다. 이들 종목들은 5월 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릴 차기 IOC 집행위 회의 때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올림픽 종목 선택을 놓고 경쟁해야 하고 9월 IOC 총회의 투표를 기다려야 한다.
유구한 전통을 자랑하는 레슬링이 예상을 깨고 핵심종목에 포함되지 못한 것이 선수들의 실력이 평준화되면서 경기 내내 수비 위주의 플레이가 이어져 팬들의 흥미를 유발하지 못해 ‘재미없는 종목’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탓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하지만 날벼락 같은 결정을 접한 FILA는 충격을 감추지 못한 채 오는 16~17일 태국 푸켓에서 이사회를 열고 IOC 결정을 번복시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대책을 강구하기로 결정했다. FILA는 성명서에서 “오늘 IOC 집행위의 결정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고대와 근대올림픽의 시조종목 중 하나에 대한 말도 안되는 결정을 번복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하지만 IOC가 한 번 내린 결정을 번복한 적이 거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레슬링의 앞길은 험난해 보인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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