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LA 다저스 류현진의 팀 훈련 셋째날. 다저스의 스프링트레이닝이 열리는 애리조나 캐멀백랜치는 조용했다.
그동안 류현진 취재를 위해 몰려들었던 한국 기자들이 신시내티 레즈의 야수들 캠프 입소일을 맞아 몽땅 추신수를 취재하기 위해 떠났기 때문이다. 다저스 역시 이날이 야수들 캠프 입소일이어서 미국 취재진들이 기자실을 채우고 있었다. 류현진은 지난 이틀 동안 거의 같은 일정으로 훈련을 소화했다.
기자는 전날 류현진의 불펜피칭을 취재한 후 한국 프로야구 넥센 캠프에서 활동 중인 전 메이저리거 김병현을 만났다.“ 처음에 미국에 왔을 때 가장 어려웠던 점과 류현진에게 해주고 싶은 충고가 있다면 무엇이겠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어느덧 34살이 된 김병현은 “그땐 너무 외로웠다. 집에 가도 가족도 없고 훈련하다가 클럽하우스에서 자고 샤워하고 아침에 다시 선수들하고 팀 훈련하고 그런 적이 많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박)찬호 형은 LA에 있었으니까 한국 음식도 다양하게 먹고 스트레스도 풀 수 있었지만 애리조나에서는 그런 데가 없었다. 찬호 형도 LA를 떠나 텍사스로 온 뒤 고전한 점도 문화적인 면도 컸을 것이다. 현진이도 LA에서 메이저리그 생활을 시작하게 돼 참으로 잘됐다”고 메이저리그 경험자로서 솔직한 얘기를 털어 놓았다.
아울러 김병현은 “(다이스케) 마쓰자카도 그랬지만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 1, 2년은 종전에 했던 대로 좋은 성적이 이어진다”면서 “그러나 3년 후에 전환기를 맞는다. 류현진도 이 점을 충분히 파악해야 한다. 1, 2년은 코치가 뭐라고 해도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한다. 마쓰자카도 고집했다. 하지만 3년째가 되면 서서히 미국 스타일에 동화된다. 이때가 매우 어정쩡하다. 종전의 스타일을 고집할 것인지, 메이저리그 방식을 따라갈 것인지를 잘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계속해서 “현진이가 장거리 달리기에서 꼴찌나 다름없이 처지는 것도 한국과 미국의 뛰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장거리를 달리면 10바퀴씩 달려 템포를 맞춰 마라톤처럼 천천히 뛴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서는 장거리도 많이 달리지 않고 선수들은 전력질주를 한다. 여기에 휘말리면 안된다. 한국에서 오랫동안 훈련방식이 몸에 밴 현진이로서는 처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진이는 한국에서 하던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면 올해 분명히 좋은 성적을 낸다”면서 “경기장 밖에서 쉴 때 잘 쉬고 스트레스도 풀고 그러면 롱런할 수 있다”는 충고를 보냈다.
<애리조나 캐멀백랜치-문상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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