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여왕’ 김연아(23)의 완벽한 연기 앞에서 ‘3파전’이 될 것이라던 주변의 전망도 무색해졌다.
17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 버드와이저 가든스에서 막을 내린 2013 세계피겨선수권대회를 앞두고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여자 싱글이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일본),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의 3파전 구도로 진행되리라 예상했다.
김연아와 오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 아사다는 주특기인 트리플 악셀 점프를 앞세워 지난해 그랑프리 파이널과 4대륙선수권대회 정상에 오르는 등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었다. 코스트너 역시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로서 2연패를 노리는 정상급 선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예상은 첫날 숏프로그램부터 보기 좋게 빗나갔다. 김연아가 석연찮은 판정 속에도 69.97점으로 선두에 올랐지만, 아사다는 제대로 된 점프를 보여주지도 못한 채 62.10점으로 6위에 머물렀다.
아사다는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실수를 연발해 김연아를 쫓아갈 기회를 잃었다. 비장의 무기로 준비한 트리플 악셀은 이날도 마음대로 구사하지 못해 오히려 2.14점이 깎였고, 두 차례 회전수 부족 판정과 한 차례 롱에지(잘못된 스케이트날 사용) 판정을 받았다.
점프 가운데 수행점수(GOE) 1점 이상을 받은 기술은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1.40점) 하나뿐이었다.
아사다는 실수를 연발하고도 예상보다 높은 134.37점을 받았지만, 이어 연기를 펼친 김연아가 무려 148.34점의 역대 2위 기록을 작성하면서 오히려 더욱 자존심을 구기고 말았다.
코스트너도 마찬가지였다. 숏프로그램에서 한 차례 엉덩방아를 찧는 실수를 저지르고도 높은 예술점수(PCS) 덕에 66.86점으로 2위에 오른 코스트너는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심한 기복을 보였다.
초반 트리플 러츠와 더블 악셀에서 도합 2.60점의 GOE를 받아 힘차게 출발했으나 이 기세를 끝까지 이어가지 못했다. 경기 후반으로 돌입하면서 시도한 루프 점프를 1회전으로 처리해 흔들린 코스트너는 마지막 트리플 살코 점프에서는 아예 엉덩방아를 찧고 다운그레이드 판정까지 받았다.
여전히 PCS는 70.69점으로 후한 평가를 받았지만 김연아가 받은 73.61점에는 미치지 못했다.
통산 세 번째 우승을 노린 아사다와 2연패를 노린 코스트너 모두 2년 만에 돌아온 여왕만은 못했다. 주요 경쟁자들이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내면서 2014년 소치 올림픽까지 김연아의 ‘독주 시대’가 이어질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그만큼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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