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어로 쓰고 노래하는 미국인 래퍼 그랜트 시겔
“항상 반성해 시간을 가진 뒤엔
가끔 남들과 있을 필요성을 깨달아
보통은 그러지 않는데
내가 아는 한 자가진단을 해...” -‘구경하고 있어’중
한국인도 쓰기 힘든 랩 가사를 한글로 쓰는 20대 미국인 청년이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에서 힙합으로 성공하는 게 꿈이라는 그랜트 시겔(22, 블루밍턴 거주)이 그 주인공으로 그는 지금도 곡 작업에 한창이다.
운명이었을까. 10여년전, 한국에 대해 전혀 아는 것이 없었던 그는 파일공유 프로그램(P2P)을 통해 우연히 내려받은 음악파일을 듣게 됐다. 가수 이정현•백지영의 댄스곡에 반한 그는 이후 한국음악에 푹 빠져들기 시작했다.
’한국’이란 나라를 제대로 알고 싶어 인디애나대학에서 동아시아 언어&문화학(한국어)을 전공으로 선택했다. 2011년에는 이화여자대학으로 교환학생을 가면서 한국 땅을 처음 밟았다.(이화여대는 외국교환학생인 경우 남학생도 등록가능하다).
러시안계 3세인 시겔은 “책으로만 봐왔던 장소들을 직접 가볼 수 있었던 한국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맛있는 음식과 편리한 대중교통 등 모든 것이 마음에 쏙 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한국인 친구가 지어준 이름 ‘민호’와 어감이 좋아 선택한 ‘황’을 합쳐 한국이름을 황민호라고 지었다. 보통 외국인과는 다른 이름을 갖고 싶었다”고 전했다.
평소 힙합음악을 좋아했던 그는 자연스레 한국 힙합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2010년 MBC ‘위대한 탄생 시즌1’ 뉴욕예선에 참가해 한국 래퍼의 곡으로 도전했지만 탈락의 고배를 마신 그는 그때부터 한국어로 랩 가사를 쓰기 시작했다. 당시 심사위원들의 “랩은 본인의 이야기를 담아야 전달력이 나온다”는 조언이 가슴에 와 닿았다고.
전문적인 음악교육을 받아본 적 없는 시겔은 무료 공개음원이나 음악프로듀서 친구에게서 받은 음원에 가사를 붙이는 방식으로 작업해 지금까지 6곡을 완성, 녹음까지 마쳤다. 그는 총 7곡을 담은 믹스테이프를 올해 말 한국내 기획사로 보낼 계획이다.
시겔은 “한국어 특유의 발음이 힙합의 라임(각운)을 만드는데 참 잘 맞는 언어라고 생각한다. 특히 한국어로 곡 작업을 끝냈을 때의 성취감이 정말 좋다”면서 “꿈을 이루기 위해 음악작업도 한국어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다. 한국에서 힙합으로 성공하는 첫 번째 외국인이 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한편 그의 랩 음악은 트위터(twitter.com/GreenEyedMinho)와 페이스북(facebook.com/GreenEyedMinho)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홍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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