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다른 인간을 인질로 잡기 시작한 것은 오래 된다. 사가들은 문명과 함께 전쟁이 시작됐고 고대부터 전쟁에서 인질을 잡는 것은 동서를 막론하고 관행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인질은 상대방이 약속을 어길 경우 살해하겠다는 협박용으로 잡기도 했지만 몸값을 받아내기 위한 경우가 많았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인질의 하나는 줄리우스 시저다. 그를 인질로 잡은 것은 당시 지중해를 무대로 날뛰던 해적이었다. 그는 당시로서는 어머 어마한 몸값을 내고 풀려났는데 풀려나면서 자기를 잡은 해적들에게 “내가 너희를 모두 잡아 죽이겠다”는 말을 남겼다. 쉽게 떼돈을 번 해적들은 코웃음을 쳤지만 시저는 훗날 해적 토벌단을 조직해 자기를 납치했던 자들은 모조리 잡아 십자가형에 처했다. 시저는 자기 말을 지킬 줄 알았던 사람이었던 모양이다.
그에 못지않게 유명한 인질은 중세 영국의 리처드 왕이다. ‘사자의 마음’(Lionhearted)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던 그는 십자군 원정에 나섰다 같은 기독교도인 신성로마 황제의 포로가 됐다 당시 영국의 2년 왕실 수입이던 15만 마르크를 내고 풀려났다. 그의 동생으로 왕위를 넘보고 있던 존 왕은 8만 마르크를 줄테니 형을 잡아놓고 있으라고 애원했지만 황제는 더 큰 돈을 받고 풀어줬다.
인질을 잡고 금품이나 대가를 요구하는 행위는 1949년 제네바 협약으로 금지됐지만 실제로 이런 일은 아직도 횡행하고 있다. 최근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가했다 포로가 된 보 버그달 병장이 그 예다. 오바마는 탈레반 테러리스트 5명을 풀어주고 그를 돌려받았는데 이를 놓고 말들이 많다.
우선 이런 일을 할 때는 의회와 미리 협의를 하도록 법이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지키지 않았고 버그달이 두 번이나 탈영한 전력이 있어 이런 대가를 치르고 구해야 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인물인가 하는 의문이 일고 있다. 그럼에도 오바마는 한 사람도 미 국민을 적진에 남겨둘 수는 없다며 자기가 잘 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런 오바마 태도에서 힌트를 얻었는지 북한은 6일 미국인 관광객 제프리 파울을 억류했다고 밝혔다. 그는 호텔에 성경을 남겨두고 떠났는데 이것이 기독교를 전파하려는 목적이었다는 것이다. 이로써 북한이 억류 중인 미국인은 3명으로 늘어났다. 북한의 속셈은 갈수록 늘어나는 북한 내 기독교 신자들을 탄압하고 자신을 상대해 주지 않는 미국의 관심을 끌어보려는데 있는 것 같다.
북한이 미국인을 억류하면 사실상 구해낼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북한에 갈 때는 “꺼진 불도 다시 보자”가 아니라 “두고 온 물건 없나 다시 보자”라는 새로운 속담이 나올 판이다. 목숨 걸 각오가 아니면 북한은 가지 않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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