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녀 한 명씩 팀으로 겨뤄… 흥행성 커 신설가능성 높아
▶ 현재라면 미국 스피스-루이스, 한국 안병훈-박인비 출격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하계 올림픽에서 112년만에 정식 종목으로 부활하는 골프에 걸린 금메달은 남녀 개인전 하나씩이다. 여자 골프가 세계최강인 한국은 여자 개인전 금메달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런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다음 대회인 2020년 도쿄 하계 올림픽에서는 골프 단체전을 신설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디 오픈 챔피언십(브리티시오픈)이 열린 영국 세인트앤드루스에서 회동한 세계골프연맹(IGF),영국왕립골프협회(R&A), 미 골프협회(USGA), 유로피언 PGA투어와 PGA투어 등 세계골프 단체 인사들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관계자들 사이에 단체전 신설 논의가 심도 깊게 오갔다. 일단 IOC는 “좀 더 지켜보고 결정하자”는 입장이지만 세인트앤드루스 현지 분위기는 단체전 신설 가능성이 부쩍 커졌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올림픽 어젠다 2020’을 발표하면서도쿄 올림픽 세부 종목을 320개 이하로 묶겠다고 공언한 바 있지만 디오픈을 비롯한 메이저급 대회 흥행을 유심히 살펴온 IOC 내부에서는 단체전 신설에 긍정적이라는 말이 흘러나온다.
IGF가 구상하는 올림픽 단체전은 남녀 혼성 단체전이다. 각국 대표팀은 남자 선수와 여자 선수 각 1명을 팀으로 묶어 1라운드 포볼, 2라운드포섬, 그리고 3라운드에서는 싱글 스트로크 플레이로 경기를 치르는 형식이다.
포볼은 같은 팀 선수가 각자 플레이하면서 홀마다 더 좋은 스코어를 낸 선수 성적을 팀 성적으로 삼는 것이며 포섬은 두 선수가 1개의 볼을 번갈아 치는 방식이다. 두 경기 방식 모두 선수 개인의 기량 못지않게 팀워크가 중요하다. 3라운드는 남녀 선수가 각자 18홀을 돌아 두 선수 스코어를 합산한다. 경기는 3라운드를 치르지만 72홀 성적으로 순위를 가린다.
IGF와 IOC는 이런 혼성 단체전 경기 방식을 지난해 중국 난징에서 열린 유스올림픽 때 치러본 결과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한국 대표팀을 현지에서 지원한 대한골프협회 고상원 국제과장은 “매우 흥미진진한 경기 방식”이라면서 “3라운드는 특히 두 선수 타수를 합산하기 때문에 4타 이상 앞서가던 팀도 1개홀에서 역전을 당하는 경우가 나오더라”고 말했다. IOC가 세부종목 선정 때 신경 쓰는 ‘흥행성’에서 꽤 점수를 땄다는 얘기다.
혼성 단체전의 도입은 골프의 인기가 높은 미국의 관심을 끌어낼 호재이기도 하다. 당장 올림픽 혼성단체전이 열린다면 조든 스피스와 스테이시 루이스가 미국 대표선수로 출전하다. 또 서지오 가르시아와 아사하라 무뇨스가 짝을 이루는 스페인, 헨리크 스텐손과 안나 노르드크비스트가 팀으로 출전하는 스웨덴 등도 올림픽 흥행카드로 손색이 없다.
물론 단체전이 신설되면 한국으로서도 나쁠 게 없다. 남자 골프가 상대적으로 다소 약하다지만 워낙 선수 자원이 풍부하고 여자 골프가 강하기에 얼마든지 메달을 따낼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국가대표 선수 전력 강화 훈련 분야에 오랫동안 종사한 강형모 대한골프협회 상근 부회장은 “단체전이 생기면 우리가 메달을 딸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단체전 신설 추진 소식을 반겼다. 작년 유스올림픽 때 한국은 국가대표 염은호-이소영이 혼성단체전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은메달을 땄다. 스웨덴과 연장전을 치러 아깝게 금메달을 놓쳤다. 여자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이소영과 짝을 이룬 염은호가 펄펄 날았다.
강 부회장은 “한국 선수들은 팀워크가 좋다”면서 “5년 뒤라면 남자 선수 중에서 어떤 좋은 재목이 등장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한국은 당장 단체전이 열린다면 안병훈과 박인비가 혼성단체전 대표로 출전한다. 안병훈은 세계랭킹 57위에 올라 있고 박인비는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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