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인지상의 자리에 앉아 있던 조선시대 왕들의 평균수명은 얼마나될까. 요즘 기준으로는 젊은 중년이랄 수 있는 46.1세가 조선 왕 27명의평균수명이었다. 60세를 넘겨서까지산 왕은 불과 여섯 명이었다. 중국황제와 로마황제들은 평균수명이 이보다 더 짧아 39세와 37세였다.
물론 그 시대 일반 백성들의 평균수명과 비교하면 왕들은 그래도 오래 살았던 편이었다. 세종 당시 백성들의평균수명은 29세였다. 하지만 수많은 민초들이 태어나자마자 죽었던 반면왕들은 사망률이 가장높은 영유아기는 넘긴인물들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들의 평균수명은 결코 길었다고 볼수 없다.
조선 최고의 의료시설과 최고 명의들의 보살핌을 받고도 왕들의 수명이 짧았던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역사학자들과 한의학 전문가들은 왕들이 비교적 단명한 데는 지나친 호색과 과잉영양, 운동 부족등 다양한 원인들이 작용했다고 진단한다. 기름진 음식을 섭취하면서도 몸을 움직일 일은 거의 없었던왕들이 온갖 성인병에 시달린 것은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다. 소식을 한 것으로 유명한 영조가 83세까지 산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러나 이런 단명 원인들에 하나 더 추가해야 할 것은 과도한 스트레스다. 왕은 절대 권력을 갖고있는 자리처럼 보이지만 신하들의끊임없는 견제에 시달려야 했다. 실제로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정통성이 취약했던왕들은 항상 엄청난 스트레스에눌려있었다. 실록을 보면 많은 왕들이 피부병에 시달렸던 것으로 나타나는데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어보인다.
권력은 달콤하고 유혹적이지만수명에는 그다지 긍정적 요소가 되지 못하는 것 같다. 하버드의대 연구팀이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을 포함한 서방 17개국에서 대통령과 총리를 지낸 279명의 지도자를 대상으로 선거에서 패해 후보에 머문 인사들 및 동년배 일반인들의 기대수명과 비교해 본 결과 권좌에 앉았던 인물들의수명이 2.7년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내린 결론은“ 선출직 지도자는 노화가 빠르다는 것”이었다.
국가 지도자의 일상은 스트레스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 항상 선택과 결정을 해야 하고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것도 골치 아픈 일이다. 선거는 말할 것도 없다. 게다가 분단위로 소화해야 하는 일정속에서 규칙적 운동은 엄두도 내기힘들다. 얼마 전 서거한 김영삼 대통령이 87세까지 장수할 수 있었던것은 외국순방 때조차 조깅을 거르지 않았던 운동습관의 힘이 컸다.
정치인들에게 권력은 최고의 전리품이자 더할 수 없는 명예이다.
그러나 좋은 일에도 대가는 항상따르게 돼 있다. 이번 연구는 그것을 확인시켜 준다. 돈과 권력으로도 늘리기 힘든 게 수명이다. 재벌총수들을 보면 알 수 있다. 가진 것없고 힘없는 민초들에게 그나마 작은 위안이 되는 연구결과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