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종사들과 조양호 회장이 정면으로 부딪쳤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현재 임금 인상을 둘러싸고 사측과 대립 중이다. 시기적으로 대단히 민감한 때에 조 회장이 자극적 표현으로 불에 기름을 부었다.
“조종사들이 일은 한 달에 100시간도 안하면서 연봉은 억대”이니 불공평하다고 누군가지적한 것이 발단이었다. 이에 대해 한 조종사가 조종사들의 업무를 자세하게 설명했는데, 여기에 조 회장이 댓글을 달았다. 요즘은 자동비행 시스템이 잘 돼있어서 비행기 운항이 자동차 운전보다 쉽다는것이다. 댓글은 감정적으로 이어진다.
“아주 비상시에만 조종사가 필요하죠. 과시가 심하네요. 개가 웃어요.
마치 대서양을 최초로 무착륙 횡단한 린드버그 같은 소리를 하네요.”
노조 측은 조 회장이 허위 사실로 조종사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고소 고발을 검토하겠다고 나섰다.
사태가 이쯤 되면 경영주는 무슨 생각을 할까. 한창 화제가 된 인공지능을 떠올리지는 않을까. 자율주행 자동차가 거리를 누비는 시대에비행기 조종을 언제까지나 인간이 한다는 보장은 없다. 인공지능이 밀고 들어오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알파고의 승리로 바둑계가 충격에 빠졌다. 체스나 퀴즈게임과 달리 바둑은 기계가 넘볼 수 없는 ‘인간의 영역’으로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는 사실이 증명된 때문이다. 로봇이나 인공지능 앞에서 온전히 인간의 영역은 무엇인가에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한 인공지능 전문가들의 대답은 좀 어이가 없다. ‘상식’이라는 것이다.
사람이라면 배울 필요도없이 다 아는 것을 인공지능이나 로봇에게 가르치는 일이 너무도 어렵다고 한다.
예를 들어 UC 버클리의 로봇 학습실험실에는 온갖 종류의 로봇들이 있다. 외과수술 후 봉합을 위해 피부 꿰매는 법을 배우는 로봇도있고, 빨래 접는 법을 배우는 로봇도 있고, 드론도 있다. 그런데 이들 로봇의 학습능력이 두 살짜리 만도 못하다고 한다.
피부가 뭔지수건이 뭔지 모르기 때문이다. 수건을 뭉쳐서 던져두면 그게 여전히 수건이라는 사실을 로봇은 이해하지 못한다.
알파고의 바둑 지식이 아무리 고차원이라 해도 지식은 바둑에 국한한다.
‘바둑’의 ‘바’ 자도 몰라도 할 수 있는 일, 예를 들어 어린아이에게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치지는 못한다.
자전거가 뭔지, 탄다는 게 뭔지를모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또 ‘사람이 숨을 쉰다’ 같은 말이다. 숨이 뭔지, 사람에게 어떤 의미인지, 사람은 숨을 얼마나자주 쉬는 지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도 없다.
구글의 자율주행 자동차가 성능은 좋지만 도로 위에 플래스틱 봉지만 있어도 멈춘다고 한다. 장애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냥 지나가도 된다는 사실을 인공지능은 모른다. 혹시라도 비행기 시간에 쫓긴승객이 “공항까지 가능한 한 빨리”라고 명령한다면 어떤 결과가 일어날까. 인체가 감당할 수 없는 속력으로 달려서 한바탕 난리가 날 것이다. 일반상식과 사리판단은 인공지능에게 아직도 요원한 ‘인간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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