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ary Theocracy!’ 최순실 게이트 기사와 관련해 한 미국의 언론이 붙인 제목이다. ‘오싹한 신정체제’라고 번역해야 할까. 처음에는 비교적 조용했다. 그러더니 급기야 대대적인 촛불시위 발생과 함께 최순실 게이트 보도는 미 언론에서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그 보도 방향이 그런데 그렇다. 대부분이 샤머니즘적 주술에 앵글을 맞추었다. 그러니까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란 사람은 마치 꼭두각시처럼 배후인물에게 조종을 당했고 그 비선실세인 최씨는 샤마니즘적인 예언자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최순실 게이트를 아예 ‘샤머니즘적 컬트’로 규정하기까지 했다.
‘데자뷔’라고 하던가, 미 언론의 이 같은 보도 흐름은 일종의 기시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퍽 오래 전 ‘한국의 보신탕 문화’가 국제 언론의 뭇매를 맞을 때였다. 미 언론들은 반려애완동물인 개를 잡아먹는 야만성에 초점을 맞추면서 주말만 되면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개고기 바비큐 피크닉을 즐기는 것처럼 보도 했던 것.
어딘가 그 때의 보도 흐름과 방불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한 언론은 아주 친절하게도(?) 주로 여성인 한국의 무당 수는 2만여 명에 이르고 점술가, 역술가 등을 합치면 100만 명 가까운 사람이 관련 비즈니스 종사자인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또 통일교의 본향이 대한민국이란 점, 그리고 30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해운참사의 주역 세월호의 소유주도 사교 컬트집단의 교주란 사실도 새삼 클로즈업 시키고 있는 것이다.
얼굴이 화끈해지는 느낌이다. 무당, 박수, 점술가. 그것도 모자라 각양의 사교집단이 우글거리는 곳이 바로 대한민국인 양 비쳐져서다.
‘그게 아닌데…’하는 항변의 목소리가 울컥 나온다. 그러나 이내 들어가고 만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이란 신기(神氣)들린 여자에게 의존해온 것은 팩트로 굳어졌다.
게다가 정치인, 재벌 등 한국에서 권력과 돈을 주무르는 사람들과 점술인은 아주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은 다 알려진 사실이기 때문이다.
대권고지 정복 반보 직전에 고배를 마셨다. 무엇이 잘못되어서인가. 조상의 묘를 잘 못 잡은 것으로 결론이 났다. 점술가의 권유에 따라 이장을 하고 다시 대권에 나섰다. 그가 누구인지한국의 정계에서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선거철만 되면 용하다는 역술가 집은 발 디딜 틈이 없다. 이것이 세세연년(歲歲年年) 변함이 없는 한국의 정치 풍토다.
무속인을 신처럼 모시기는 재계에서도 마찬가지. 그 전형적인 케이스의 하나가 한보게이트로 유명한 정태수 회장이다. 그는 역술가의 각본대로 세상을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말이 전해질 정도다.
결론은 이렇다. 한마디로 ‘용하다’고 소문난 역술인이나 무속인들이 미치는 영향력은 일반인의 상상을 뛰어 넘고 있는 게 대한민국의 오늘이라는 거다.
대한민국의 시계는 도대체 몇 시를 가리키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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