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 정리를 시작으로 가라지를 말끔히 했고 올해 들어 부엌의 붙박이장을 정리 중이며 다음에는 옷장을 하는 순서로 마음먹었다. 30년 넘게 살면서 자꾸만 늘어난 부엌살림이 마음에 걸려 언젠가는 치워야지 했었는데 이제서야 행동에 옮기는 것이다. 어느 지인께서 보물단지처럼 애지중지하던 것들이 어느 순간에 애물단지로 변한다고 했는데 두 아이들이 나간 후에 많은 것이 사용하지 않은 채로 죽은듯이 그대로 머물러 있게 되었다.
집안을 멋지게 꾸미려고 치장하기 바쁜 이도 있듯이 나는 동전, 콜렉트 스픈, 그림 자료 스크랩 같은 수집에 취미가 있어 오랜 세월 나름대로 많은 분량이 되었다. 정리하면서 내내 ‘나는 모든 물건에 의미를 두고 간직하며 늘어놓는 사람이였나’, ‘혹시 아무것도 버리지 못하는 사람은 아닌가’ 하고 자신에게 질문을 수없이 던지며, 지금 나는 집을 살아 숨쉬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정리(整理)하고 나아가 무엇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있게 정돈(整頓)을 하고 있다. 이런 행동은 나로 하여금 소유로부터 한발 물러서게 해주었고 인생에 대한 마음가짐까지 달라지게 해주는 것 같다.
정리정돈은 불필요한 것을 없애고 인생을 단순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했듯이 이로 말미암아 나의 일상에 공간적 여유의 변화가 있기를 기대해본다. 그래서일까? 오늘은 내 자신이 꽤나 자유로워진 기분이다. 살아오면서 누적된 생활습관과 잡동사니를 과감히(?) 치우고 정돈하는 내 모습에서 자유로운 삶으로 향하는 느낌과 내 자신이 건강해지는 뿌듯함도 갖게 해주었다. 정말 그렇다. 중요한 것은 생각이다. 생각을 바꾸면 버리는 것에 대한 미련과 아쉬움을 떨쳐 버리게 된다.
때마다 받게 되는 물건들은 그 나름대로 추억을 간직한 채로 내 곁에 머물다가 때가 되면 보내주는 법칙을 깨우쳐 우리의 인생이 좀더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해본다. 단조로움 가운데 있는 행복이라고 할까? 때가 되면 한번씩 옷을 정리하여 기부하고 자신에게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은 온라인으로 처리하는 자녀들로부터 우리들은 미련없이 버리는 것을 배우며 다음 목표인 옷장정리로 생길 공간의 행복에 잠긴다.
<이진희(SF한인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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