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글을 외국 병실에서 쓴다. 내 앞에는 뼈와 가죽만 남은 90세 넘은 내 친할머니께서 누워 계신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나 남은 지는 아무도 모르나, 그 시간이 그리 길지 않은 것은 모두가 짐작할 수 있다. 한때는 일제 강점기시대 정신대를 피해 결혼을 하고, 6.25 전쟁도 겪으며 치열한 삶을 살아온 당신 ‘참 애썼다’고 위로와 칭찬을 해드리고 싶다. 거칠고 억세진 손등 만큼이나 마음 또한 딱딱해져 버리신 것은 아닌지, 하지만 지금은 수줍은 소녀가 되어버렸다.
아침 나절에 환자복을 갈아입혀 드린다던 젊은 남자 간호사는 결국 할머니의 지조와 결계 어린 반대로 실패하고 말았다. 외간 남자라서 안된다는 이유다. 어찌나 웃음이 나던지…
이 일화를 쓰고 있는 지금도 피식거려진다. 백발 노인이지만 여자는 여자인 것이다.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여자로서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살고 있는가? 어느 날 거울 앞에는 여자도 남자도 아닌 알듯 모를 듯한 험상궂은 이가 날 노려보고 있지는 않은가? 나이가 들고, 나에게 새 가정이 생기고 점점 ‘나’는 없어지고 남편, 자식, 가족, 시댁, 친정… 나 자신보다 더 중요하다 생각되어지는 것들로부터 순서가 점점 밀려 내 이름 세 글자도 불러주는 이가 없지는 않아졌는지…
나는 지금 현재의 행복에 충족하며 살고 있는가, 아니면 미래의 행복을 위해서 희생의 현재를 살고 있는가. 각자 개인 가치관의 차이이겠지만, 중요한 것은 삶의 주인공이 본인이여야 한다. 내가 있어야 다른 무엇도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욜로(You Only Live Once. YOLO)” 욜로는 지난 2011년 미국의 래퍼 드레이크가 발표한 노래 가사에서 처음 등장해 그 후 버락오바마 전 대통령이‘오바마케어’ 홍보 영상에서 사용했고 지난해 9월 옥스포드 사전에 신조어로 기록되며 전 세계적인 단어가 되었다.
지금의 행복과 자기만족이 제일 중요한 그들의 가치관임 동시에 내 인생은 나의 것!, 주체가 ‘나’가 되는 것이다. 남을 먼저 배려하는 정해진 순서에서 나를 먼저 우위에 놓아 보자. ‘당신의 시간은 어떤 시간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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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씨는 순수미술과 아동교육,복수전공을 하고 20여년간 미국 학교와 여러 교육기관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했다. 앞으로 교육에 국한된 주제가 아닌 여성과 사회, 이상과 현실에 대해 소박한 글을 쓰고 싶은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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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세종한국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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