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매일 뉴스가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시대에 살고 있다. 뉴스의 엄청난 양에 압도당하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테크놀러지가 발달하고 다양한 매체들이 등장하면서 더욱 그렇다. 그러면서 뉴스를 어떻게 골라 소비할 것인가는 새로운 고민과 과제가 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뉴스의 효용을 둘러싼 논쟁까지 벌어지고 있다. 논쟁의 한 극단에는 ‘뉴스무용론’이 있다. 이런 주장을 펴는 대표적 인사는 스위스의 작가인 롤프 도벨리다. 도벨리는 한 영국신문 기고를 통해 “매일 쏟아져 나오는 뉴스들은 단편적이고 피상적인 정보를 전달하고, 사실을 실제 이상으로 과장하거나 축소해 인식을 오도한다”며 인간을 수동적으로 만들며 시간만 빼앗는 뉴스는 덜 볼수록 좋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에 대해 “위험한 발상”이라며 거센 반박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소수의 특별한 사람은 뉴스 없이도 세상의 흐름을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겠지만 대다수에게는 뉴스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크며, 특히 뉴스를 외면할 경우 민주주의가 위기에 빠지게 될 것이라는 게 반론의 요지이다.
그러나 이런 논쟁 속에서도 ‘안목 있는 탐사저널리즘’의 중요성과 필요성에는 양쪽 모두 비슷한 생각을 나타낸다. 뉴스소비자들을 올바른 판단으로 이끌 수 있는 객관적이고도 깊이 있는 심층보도가 지금보다 더 많아져야 한다는 공감대이다. 전단지처럼 마구 뿌려지는 단편적이고도 편파적인 뉴스들의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이기도 하다.
뉴스의 과다소비가 건강을 해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지나치게 많이 뉴스를 접하다보면 면역계가 교란되고 신경계를 자극해 만성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한다는 것이다. 이런 연구결과에 비춰볼 때 최근 미국의 한 헬스클럽 체인이 클럽 내 대형TV 스크린에 더 이상 케이블 뉴스를 내보내지 않기로 한 결정은 많은 관심을 모은다.
미네소타에 본사를 두고 20개주에 130개의 헬스클럽을 가지고 있는 ‘라이프타임’은 새해부터 CNN과 폭스TV, MSNBC 등 진보와 보수성향 케이블 뉴스들을 대형 스크린에서 없앴다고 발표했다. 회원들이 편파적 정치뉴스들에서 벗어나 오롯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결정에 일부 회원들은 반발하고 있지만 대다수 회원들은 “건강은 몸뿐 아니라 마음의 문제이기도 하다”며 정치뉴스를 보여주지 않기로 한 것에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이 조치가 회원들 건강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판단할 수는 없지만 뉴스의 과도한 소비가 정신건강을 해칠 뿐 아니라 오히려 사실과 진실을 이해하는 데 방해가 된다는 걸 보여주는 조사는 많다.
마치 뉴스에 중독된 듯 하루 종일 한국채널을 켜 놓은 채 TV 앞에 앉아 있는 한인 노인들이 적지 않다. 별로 건강한 습관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보다 균형 잡힌 판단과 정신건강을 위해 가끔은 뉴스로부터의 단절과 휴식도 필요하다. 뉴스소비에 있어서도 ‘과유불급’의 지혜는 어김없이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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