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지난달 25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응오 쑤언 릭 베트남 국방장관과 함께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미국과 전쟁을 치렀던 베트남이 미국의 무기 도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과도한 대 러시아 무기 의존도를 낮추는 한편, 군사 위협을 노골화하는 중국도 견제하려는 포석이다.
베트남 외교 소식통은 “베트남 정부가 국방력 강화를 위해 무기수입 시장을 미국 등으로 다변화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미제 무기가 기존 러시아 무기보다 비싸기 때문에, 정부가 예산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과거 공산진영에 속한데다가, 베트남전에서 구 소련의 전적인 무기 지원을 받는 바람에 베트남의 무기체제는 온통 러시아 시스템으로 구성됐다. 전투기, 잠수함 등 주요 전력 자산이 러시아 무기인데, 잦은 고장과 낮은 신뢰성 때문에 고성능 미국산 무기에 대한 구입 요구 목소리도 높다. 미국은 지난 2016년 베트남에 대한 무기 수출 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베트남의 2014년 국방비는 43억5,600만달러(약 4조7,000억원) 수준이다. 한국의 올해 국방예산(43조원) 9분의1 수준이지만, 미 상무부는 이 규모가 2005년 대비 5배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베트남의 무기 다변화 움직임은 이번은 처음이 아니다. 2008년에도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에서 무기 수입 시장 다변화 방침을 결정했고 이후 서방, 특히 이스라엘과 프랑스 등에서 레이더, 소총 등 비교적 저렴한 경화기를 구입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중국이 영유권 분쟁 지역에 대한 군사 기지화 작업에 속도를 내자 특단의 조치가 필요 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의 움직임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달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을 베트남으로 보내 미국산 무기 구입을 압박했다. 현지 언론들은 양국 군사 협력 강화에 방점을 찍어 보도했지만,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당시 베트남을 찾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베트남 무역적자 해소를 명분으로 요청한 미국산 무기 구매 후속 조치를 밟기 위한 방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미 해군 항공모함이 베트남전 종전(1975) 이후 처음으로 베트남에 입항하는 등 미국과 베트남의 군사협력이 강화되는 것도 미국의 첨단 무기 구매 협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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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찌민=정민승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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