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러범 도울 우려탓 특정언론에만 허가…통신차단명령 도입
테러 현장에서 목격자와 피해자 언론 등이 보내는 문자 메시지나 사진, 동영상과 같은 자료는 대중에게 위험한 상황을 알리는 역할도 하지만 오히려 테러범을 돕기도 한다.
실제로 2008년 인도 뭄바이 타지 호텔 공격 당시에는 경찰의 진압 준비 과정이 TV로 생중계되면서, 인질을 잡고 있던 테러범들이 경찰작전을 파악해 더 많은 인명피해가 났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싱가포르에서는 이처럼 현장에서 발생한 정보가 테러범을 돕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테러 발생지역 인근의 통신을 차단할 수 있는 권한을 경찰에 부여해 관심을 끈다.
22일(한국시간 기준)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싱가포르 의회는 전날 경찰에 전자통신 차단 권한을 부여하는 '공공질서안전법안'을 처리했다.
새 법에 따라 싱가포르 경찰청장은 테러와 같은 중요 안보 관련 사건 현장에서 '통신차단 명령'을 내릴 수 있다.
명령이 내려지면 테러 현장 인근에서 일반인이 경찰의 작전 진행 상황 등을 사진 및 동영상으로 찍어 SNS 등에 게재하거나 실시간 중계하는 행위가 금지된다.
촬영은 현장 접근이 허용된 특정 언론만 할 수 있다. 명령은 최대 한 달까지 유지되며 명령을 어길 경우 최대 2년의 징역형이나 2만 싱가포르달러(약 1천6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조세핀 테오 싱가포르 내무담당 제2 장관은 "해외에서는 작전을 수행하는 경찰관과 대중을 보호하기 위해 진행 중인 작전상황을 생중계하지 말아 달라고 경찰이 요청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며 "그러나 이런 방식은 효과를 보지 못했다. 심지어 작전상황 중계가 목숨을 앗아갈 수 있다고 간청해도 듣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민단체와 비정부기구(NGO) 등은 통신차단 명령이 '정보 블랙아웃' 상황을 만들어 테러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테러범의 정보 접근 차단이라는 취지를 얼마나 잘 살릴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도 제기했다.
또 시민이 찍은 영상과 사진 등을 언론에 제보하는 경우 등 애매한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테어 장관은 "통신차단명령으로 인해 '정보 블랙아웃'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는다. 누군가는 이 상황을 기록할 것이며, 명령은 한정된 지역과 기간에만 효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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