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덜란드 식민지 시대 배경, 악인 압제자 일당과의 대결
▶ ‘버팔로 보이즈’(Buffalo Boys) ★★★ (5개 만점)

자마르(왼쪽)와 동생 수워가 자신들의 아버지를 살해한 반 트락 대위와 대결하기 위해 마을에 들어섰다.
인도네시아 웨스턴을 본 적이 있는지요? 한국에서도 이병헌이 나온 웨스턴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 있으니 인도네시아라고 해서 웨스턴 못 만들 줄 아느냐는 듯이 만든 것이 잔인하고 유혈폭력이 난무하는 ‘버팔로 보이즈’다. 제목은 총 찬 건맨이 물소를 타고 달려서 나온 말이다.
독창적이라기보다는 존 포드의 웨스턴과 스파게티 웨스턴 그리고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와 쿵후 영화 및 ‘황야의 7인’ 등의 부분 부분을 짜깁기한 영화다.
술집 격투와 마지막 거리에서 벌어지는 선과 악의 총대결 등 웨스턴의 상투적인 것들을 골고루 갖췄는데 음악마저 엔니오 모리코네의 스파게티 웨스턴 음악을 흉내 냈다. 그러나 액션 팬들이 즐길 이색적인 영화다.
네덜란드가 인도네시아를 통치하던 식민지 시대인 1860년. 영화는 먼저 미국에서 시작된다. 두 조카가 어렸을 때 이들을 데리고 미국으로 온 아라나(티오 파쿠사데워)는 성장한 이들과 함께 고향 자바로 돌아온다. 형 자마르(아리오 바유)는 과묵한 반면 동생 수워(요시 수다르소)는 혈기방장한 편.
아라나는 이들의 아버지로 영주인 자기 동생이 네덜란드의 잔인무도한 통치자 반 트락 대위(라이누트 부세메이커가 일차원적인 악인 노릇을 한다)에 의해 살해 되자 두 아이를 데리고 미국으로 도망 간 것.
셋은 귀향길에서 산적에게 습격을 당한 촌장의 아름다운 딸 스리(미카 탐바용)를 구해주면서 스리의 마을로 초대를 받는다. 마을 사람들은 반 트락의 학정에 시달리면서 그의 지시대로 곡물대신 아편을 재배하는데 반 트락에 조금이라도 대들었다가는 즉시 교수형에 처해진다.
두 형제는 아버지의 복수도 하고 마을 사람들을 반 트락의 학정에서 구원하기 위해 나서는데 이 과정에서 형제간에 의견이 안 맞아 둘이 싸우기까지 한다. 공연히 주먹질을 과시하기 위한 플롯이다.
두 형제가 반 트락이 있는 마을 속으로 깊이 들어가면서 반 트락의 졸개들과 생사결단의 대결이 벌어지는데 이 때 온갖 흉기와 무기와 함께 이소룡과 재키 챈 식의 주먹질과 발길질이 동원된다. 그리고 두 형제는 마침내 반 트락과 그의 심복들과 거리 한 복판에서 최후의 결판을 내는데 이 장면은 ‘O.K. 목장의 결투’나 ‘와일드 번치’ 등 미 웨스턴의 클라이맥스 신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영화는 두 형제와 스리 그리고 활의 명사수인 키오나(페비타 피어스)가 서로 눈이 맞아 로맨스를 꽃 피우면서 평화가 찾아온 마을에서 그 뒤로 내내 행복하게 살았노라하고 끝날 줄 알았는데 두 형제는 이들을 마을에 남겨놓은 채 말을 타고 석양을 향해 달려간다. 이 장면도 미 웨스턴에서 즐겨 써먹는 것이다.
R 등급. Samuel Goldwyn. 일부 지역.
<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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