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파리의 상징인 노트르담 대성당이 화마에 휩싸여 순식간에 무너지는 모습을 지켜보던 파리지앵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탄식을 쏟아냈다. 프랑스 파리의 관광명소이자 중세 이래 프랑스 문화의 정수가 집약된 노트르담 대성당은 프랑스 문화의 자존심이자 세계 인류문화의 유산이다. 1250년경에 완성된 노트르담은 프랑스 고딕건축 양식의 절정을 보여주며, 본당 지붕 꼭지에서 뼈대가 양쪽으로 부채 살처럼 구부러져 흘러내린 외부의 균형이 잘 잡히고 예술적인 구조와 다채롭고 화려한 조각상과 내부의 양면 대형 유리창에 설치된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 가시면류관을 비롯한 성 십자가 등 가톨릭 성물들은 지극히 예술적인 아름다움과 성스러운 분위기로 보는 이들을 압도한다.
노트르담의 화재가 발생하기 전 1990년 초부터 프랑스의 건축전문가들은 프랑스 정부에 750년의 노후된 오래된 성당 본당과 철탑의 자연붕괴 위험성을 고려해 지붕과 내부 목재로 된 내장재들을 원형의 변경 없이 모두 첨단공법으로 재건축할 것을 건의 했었는데, 그 예산상의 문제로 공사를 미루다가 문화재 소실의 참화를 불렀다고 한다.
나는 노트르담 대성당과는 각별한 인연이 있다. 30여 년 전 내가 런던의 한·영 합작회사에 근무했을 때였다. 유럽산 건설자재를 중동 및 동남아의 건설회사에 판매하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 고객들이 우리 회사를 방문해서 구매업무를 마친 후 이들은 빠듯한 출장기간으로 런던 시내 관광을 끝내고 1박2일 정도로 파리 명소를 관광하고 싶어 했다. 이 동안 파리 시 명소를 다 구경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나는 멋진 1박2일 관광 코스를 개발했다. 런던 고속철을 타고 런던과 프랑스를 관통하는 해저 터널을 통해 파리로 가서 도착 첫날 저녁은 물랑루즈라는 대형 뮤지컬 공연극장에서 문호 빅토르 유고의 원작인 뮤지컬 ‘ 노트르담 대성당’ (Notre Dam de Paris)을 관람하고 다음 날은 고객을 인근에 있는 노트르담 대성당으로 안내해서 웅장하면서도 화려한 예술품들을 관람하도록 했다. 성당의 내부와 외부가 얼마나 아름다웠던지 고객은 그저 감탄하면서 성당을 떠나려고 하지를 않았다.
나는 어느 뮤지컬 보다 ‘노트르담 데 파리’를 제일 좋아한다. 보통 뮤지컬의 하이라이트 곡은 한 곡 정도다. 그러나 노트르담 데 파리는 불후의 명곡이 4곡이나 수록되어 있다. ‘대성당의 추억’, 벨(Belle), 아베 마리아 paien, Vivre 등이다.
4곡의 명곡 중에서도 가장 감동적인 노래는 추남 꼽추인 콰지모도를 처음엔 무시했지만, 그의 죽음을 불사하는 진실한 사랑에 감복하여 그녀가 처형되기 직전에 불렀던 Vivre 이다.
“세상이 우리 두 사람을 갈라놓을 지라도 나는 그를 사랑하리라. 세상을 바꿔놓을 그런 사랑을... ”
화마가 휩쓸고 간 처참하게 파괴된 노트르담 대성당. 파리지엥 못지않게 추억이 깃던 노트르담의 붕괴에 나의 가슴이 미어지는 듯하다. 프랑스 국민을 비롯하여 세계의 각국에서 노트르담의 재건을 위한 성금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10여 년 후면 새 성당이 완공된다고 한다. 그 때는 열일을 마다하고 새 노트르담 대성당을 보러 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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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김 그린벨트,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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