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상밖 전년비 6.4% 상승, 렌트비가 물가상승 주원인
▶ 연준 다시 강경모드 전망 “3월 이후 금리 추가 인상”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생각보다 장기화하면서 3월 이후에도 추가 금리인상이 이어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 DC의 한 마켓에서 여성 고객이 샤핑을 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기대만큼 빠르게 가라앉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망치를 상회하면서 고물가 장기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다른 물가와 비교했을 때 유독 잡히지 않는 렌트비가 주원인인데, 현 인플레 수준이 지속되면 연방준비제도(FRB·연준)가 다시 긴축 속도를 높여 당초 예상보다 더 많이 금리를 올리고, 고금리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얼마나 올랐나
연방 노동부는 14일 1월 CPI가 전년 동월보다 6.4%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21년 10월 이후 15개월 만에 최소폭 상승으로 7개월 연속 상승폭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작년 12월(6.5%)보다 0.1% 포인트 줄어드는 데 그쳐 둔화 속도는 느려지는 모습이다. 실제 다우존스와 월스트릿저널(WSJ)이 각각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6.2%)보다도 물가 상승세는 가팔랐다.
전월 대비로 살펴보면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월 CPI는 전월 대비로는 0.5% 올라 12월(0.1%)보다 상승폭을 확대한 것은 물론 역시 시장 전망치(0.4%)를 상회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5.6%, 전월보다 0.4% 각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근원 CPI 역시 시장 전망치(전년 대비 5.4%, 전월 대비 0.3%)를 웃돌았다. 인플레이션이 해소되고 있지만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인 것이다.
■비싼 렌트비가 주범
끈끈한 인플레이션을 야기한 주범은 렌트비 등 주거 비용이다. 노동부에 따르면 1월 주거비용은 전월 대비 0.7% 올라 전체 CPI 상승분의 거의 절반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큰 폭인 7.9% 올랐는데 근원 CPI 상승분의 거의 60%를 혼자 차지했다. 치솟은 렌트비가 잡히지 않으면 전체 물가를 잡는게 요원한 상황인 것이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연말 진정세를 보이던 에너지 물가가 다시 고개를 든 것도 인플레이션 완화에 제동을 걸었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에너지 물가지수는 전월보다 2.0%, 전년 동월보다 8.7% 각각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휘발유와 천연가스가 전월 대비로 각각 2.4%, 6.7% 급등해 전체 에너지 물가를 끌어올렸다.
■연준 “고금리 필요성 커져”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잡히지 않자 시장에서는 연준의 통화정책이 강경 기조로 변할 것이라는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초 연준이 3월까지 기준 금리 인상을 마무리하고 하반기 중 금리 인하로 전환할 가능성을 기대했으나 인플레이션 장기화 가능성을 고려할 때 3월은 물론 이후 최소 한 차례 더 추가 금리인상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이날 CPI 발표 후 지역 포럼에 참석한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지난달 CPI를 보면 당분간 정책 금리를 충분히 제한적으로 끌고 가야 한다”며 “인플레이션 문제가 지속될 경우 2024년에나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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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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