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The buck stops here).’ 해리 트루먼 미국 대통령이 재임 때 즐겨 사용했던 경구다. 그는 백악관의 책상 위에도 이 구절이 적힌 팻말을 두고 국정 운영의 원칙으로 삼았다. 이는 그가 원자폭탄 투하, 6·25 파병 등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줬을 것이다. 그는 고별사에서 “대통령이 하는 일 중 가장 큰 부분은 결정을 내리는 것”이라며 다른 누구도 그를 대신해 결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격언은 20세기 초 미국 서부 지역 도박장에서 자주 열렸던 포커 게임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게임 중 카드를 나눠주는 딜러 앞에는 벅 나이프(buck knife)라는 칼이 놓였다. 카드를 잘못 돌려 게임을 망치면 책임을 진다는 의미였다. ‘벅(buck)’은 수사슴·달러를 뜻했는데 여기서 ‘책임’이라는 의미가 더해졌다는 것이다. 책임을 떠넘긴다는 의미의 ‘패스 더 벅(pass the buck)’도 딜러 순서가 왔을 때 다음으로 넘기며 피하는 데서 시작됐다고 한다. 벅 나이프는 1902년부터 제조돼 유명해진 미국의 국민 칼 브랜드다. 칼부림을 각오할 정도로 책임이 강조된 만큼 트루먼의 각오가 새롭게 느껴진다.
트루먼의 경구가 적힌 팻말은 윤석열 대통령의 집무실 책상 위에도 놓여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한국 방문 때 선물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최근 일제 강제징용 배상 해법을 내놓으며 “미래를 위한 결단”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이와 관련해 이 경구가 강조된 유튜브 쇼츠 영상까지 공개했다. 윤 대통령은 한일 관계 정상화를 위한 결단이 성공할 수 있도록 일본의 호응 조치를 이끌어내는 등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근 한 측근의 죽음과 관련해 “제 곁에 있었다는 이유로 당한 일이어서 저로서는 어떤 방식이든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더 이상 당을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덮는 ‘방탄’ 수단으로 활용하지 말고 지도자답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오현환 서울경제 논설위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총 1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트나 트 지지 저질들 공화당 의원님들은 언제나 남탓으로 돌리는 유치한 말들을 남발하는디...언제나 철이 들려는지 언젠가 하늘이 이들을 벌을주리라 난 믿지라...ㅉㅉ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