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다운타운의 버지니아 메이슨 메디컬센터가 지난달 16일 갑자기 분만센터를 폐쇄하는 바람에 100여명의 산모가 허겁지겁 다른 병원을 찾는 등 낭패를 겪었다고 시애틀타임스가 보도했다.
렌튼지역 산모인 니콜 지우스티 여인은 분만센터에 예약하려고 전화했다가 병원 측으로부터 뷰리엔의 St. 앤 분원으로 가라는 연락을 받았다. 그녀는 진통이 시작된 날 아침 St. 앤에 전화하자 병원 측은 분만실이 꽉 차서 와도 소용없다며 아무 병원이든지 응급실로 가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남편과 함께 이사콰의 스웨디시 병원 응급실로 달려가 8시간 후 아들을 분만했다.
지난해 버지니아 메이슨의 킷샙 카운티 분원(St. 마이클 메디컬센터)에서 실망적인 유산 치료를 받은 바 있는 베인브리지 아일랜드의 디샤 파텔 여인은 올봄 다시 임신하자 유산 후유증을 깔끔하게 치료해줬던 시애틀 본원으로 병원을 바꿨다. 하지만 분만예정일을 8주 앞둔 지난 10월 병원 측으로부터 분만센터 폐쇄 소식을 듣고 노스 세애틀의 워싱턴대학(UW) 병원으로 다시 옮겼다. 그녀는 이 병원에서 보험 커버 여부를 다시 조회하느라 장시간을 낭비했다고 토로했다.
버지니아 메이슨이 분만센터를 폐쇄하고 대신 집중치료병실(ICU)을 확대한 이유는 산모 환자가 적어 인력 및 시설 투자에 비해 돈이 안 되는 반면 ICU는 위중환자를 다루기 때문에 치료비 수입이 많기 때문이다. 버지니아 메이슨 본원의 분만센터에서 출산하는 산모는 월평균 40명에 불과하다. 이 병원 시스템의 다른 지역 분만센터에서는 한 달에 최고 300명의 아기가 탄생한다.
미네소타대학이 이달에 발표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2022년까지 전국에서 500여개 종합병원이 분만센터를 폐쇄했다. 2010년엔 미국 전역에서 산부인과를 갖추지 않은 병원이 전체의 35.2%였지만 2022년엔 그 비율이 42.4%로 늘어났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워싱턴주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야키마 밸리의 아스트리아 토페니쉬 병원, 킷샙 카운티의 브레머튼 해군병원, 킹 카운티의 코빙턴 메디컬센터 등 여러 병원이 2022년 이후 분만센터를 폐쇄했다. 7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시애틀의 ‘OB/GYN 그룹’도 작년 12월 영구 폐쇄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인의 전체 출산 중 40% 이상이 저소득층 국가보험인 메디케이드로 커버된다고 밝히고 의료수가가 다른 치료에 비해 낮을뿐더러 분만시술의 난이도에 따른 치료비의 차이와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의료수가가 책정돼 병원들이 분만센터를 기피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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