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한인연합회는 지난 20일 애난데일 소재 한강식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스티브 리 회장이 연임됐다고 발표했다. 지난 2023년에도 선거 없이 연임한데 이어 세 번째 회장을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았던 고은정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30일 연합회 사무실에서 이사와 임원을 포함해 약 20명이 참석한 가운데 총회를 갖고 스티브 리 회장을 차기회장으로 추대했으며 당시 총회에는 위임까지 합치면 회칙에서 요구하는 150명이 넘어 성원이 됐다”고 말했다.
이에 기자들은 연합회가 공고를 하지 않고 총회를 연데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연합회는 올해 회장을 선출하기 위해 지난 6월에 이어 11월에 선거 공고를 냈지만 입후보자는 없었다. 이런 경우라면, 언론에 정기총회를 미리 공지하고 성원이 된 총회에서 회장을 추대해 인준 받든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야 하는 것이 정상적인 절차다. 그러나 당시 총회에는 기자들이 없었다. 참석자 이외에 130명 이상이 위임을 했다는 주장을 누가 의심 없이 믿을 수 있을까? 이런 상황이라면 연합회는 위임장을 명확하게 제시했어야 했다. 기자들이 위임장 공개를 요청하자 ‘나중에’ 보여주겠다고 했다.
한인연합회장이 동포사회의 대표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은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동포사회의 대표로 선출됐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인데 연합회는 그러한 믿음을 크게 저버렸다.
한인연합회는 지난달 43대 2차 회장 선거 공고를 내면서 후보자 등록마감 일자와 총회 일자도 언급하지 않았다. 회칙에 따르면 선거는 11월에 실시해야하며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일 60일 이전에 구성하고 선거공고는 선거일 50일 전에 해야 한다. 연합회는 예전에 구성된 선관위를 그대로 유지한다 하더라도 선거 재공고를 선거일 50일전에 해야 하는 만큼 적어도 지난 10월에는 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고은정 수석 부회장은 선거 공고를 지난 6월에 했기 때문에 괜찮다고 했지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회칙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총회를 언론에 알리지 않고 ‘비밀리에’ 개최한 것도 납득이 안 되는 대목이다. 더군다나 개최 후 20일이나 지나 기자회견을 통해 총회 개최와 회장 선출을 일방적으로 알렸다.
한인사회에서는 워싱턴한인연합회의 스티브 리 회장이 재임 시 동포사회 대표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했는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제 2024년도가 얼마 남지 않았다. 한인연합회가 다시 동포사회를 대표하는 한인회로서 신뢰를 회복하려면 정상적인 절차를 밟고 제대로 된 역할을 할 때만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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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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