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에 독감 등 각종 전염성 호흡기 질환 확산세가 심상찮다. LA 직장인 이모씨는 연말연시 연휴를 지독한 독감으로 고생하면서 보냈다. 몸살과 인후통을 동반한 독감에 2~3일 누워 있다보니 연휴가 다 지나갔다는 것이다. 몸살은 가셨지만 목소리가 변하고 심한 기침이 일주일 정도 계속돼 새해 출근을 해서도 직장 동료들의 눈치가 보였다고 한다.
또 다른 한인 직장인 김모씨는 연초부터 초등학생 아들이 역시 일주일 가까이 고열 증상을 앓는 통에 고생을 했다. 인근 어전트케어를 찾아 의사가 처방해준 항생제를 먹였지만 소용이 없고 아이의 열이 105도까지 올라 결국 한밤중에 응급실에 갈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응급실에서 받은 진단은 인플루엔자, 즉 독감이었다.
이처럼 겨울시즌을 맞아 심한 호흡기 질환에 걸리는 한인들이 주변에 너무 많은 상황이다. 남가주를 포함한 미국 거의 전역에서 독감은 물론 코로나19와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 전염성 질환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여기에다 배탈을 일으키는 노로바이러스까지 겹쳐 4가지 바이러스가 한꺼번에 확산되는 이른바 ‘쿼드데믹’의 우려까지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코로나 팬데믹 비상사태 해제 이후 많은 사람들이 감염병을 예방하는 방역수칙들에 이전보다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는 물론 독감 백신을 접종하는 비율이 감소하고 있고, 심한 호흡기 감염증 증상이 있어도 마스크 착용을 꺼리기 때문에 전염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살인적인 샌타애나 강풍이 몰고 온 동시다발적 대형산불 때문에 연기와 재로인한 대기의 질 악화가 어린이와 노약자는 물론 성인들의 호흡기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 미 중부와 동부 지역에는 북극 한파가 몰아치면서 독감 등 호흡기 질환이 전국적으로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럴 때일수록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심한 질환을 피하는 최선의 예방책이다. 지금이라도 독감 및 코로나19 등 백신을 챙겨 맞고, 좀 불편하더라도 마스크를 쓰고 자주 손씻기 등을 실천해서 다 함께 건강하게 겨울시즌을 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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