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언어·의료 등 체류환경 부담
▶ 여성 선교사 위기 노출도 더 높아

최근 3년간 해외 한인 선교사의 4분의 1이 심각한 관계 갈등이나 건강 문제로 위기를 경험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로이터]
한국에서 파송된 해외 한인 선교사들의 생활과 사역 실태가 예상보다 훨씬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성 대학교’(AEU) 조사팀이 목회데이터 연구소의 자문을 받아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해외 선교사의 4분의 1이 심각한 관계 갈등이나 건강 문제로 위기를 경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절반 이상은 여러 문제를 외부 도움 없이 스스로 감당했으면, 여성 선교사의 문제가 더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조사는 태국, 몽골, 일본 등 22개국 현지 선교사 약 132명을 대상으로 지난 4월 실시됐다.
■ 선교사 59% ‘스스로 해결’이번 조사에서 해외 한인 선교사의 25%가 ‘심각한 관계 갈등’을, 24%가 ‘건강상의 위기’를 경험했다고 토로했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선교지에서의 생활 여건이 급속히 악화했음을 보여주는 조사 결과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위기를 겪었을 때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하다는 것이었다. 문제를 경험한 선교사 중 ‘외부의 도움 없이 스스로 해결했다’는 응답이 59%에 달했다. 가족·지인의 도움은 42%, 현지 동역자는 23%에 그쳤으며, ‘전혀 도움을 받지 못했다’는 응답도 10%나 됐다.
■ 여성 선교사 문제 노출 커성별에 따른 위기 노출도 차이를 보였다. 여성 선교사는 남성에 비해 관계, 건강, 가족 영역에서 위기 경험이 더 높았다. 특히, 정신 건강 문제에서 여성 선교사의 고충이 더 심각하게 나타났다. ‘무기력’(35%)을 포함해 수면장애, 우울, 대인 기피 등 전 부문에서 여성 선교사가 남성보다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여성 선교사 역시 전문적 도움을 받은 경우는 드물었고, 절반은 스스로 해결(50%)했으며, 16%는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
■ ‘언어·기후·의료시설’에 어려움선교지 생활에 적응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로는 ‘기후/환경’(38%), ‘언어’(35%), ‘의료시설’(30%)이 꼽혔다. 이는 해외 선교사 개인적인 문제가 아닌, 구조적·환경적 문제가 선교사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 관련, 장기 체류를 위한 필수 훈련으로는 ‘언어’(68%), ‘영성 관리’(63%), ‘건강 관리’(59%) 등이 거론돼, 영성과 사역 능력만큼 생활 능력과 내적 돌봄이 선교지에서 중요한 과제로 지목됐다.
■ 영적 어려움도 심각선교사들의 영적 건강 역시 우려되는 수준이다. 사역 10~19년차 선교사 중 ‘영적 침체’ 경험률이 가장 높았으며, 전체 선교사의 79%는 최근 1년 내 영적 어려움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그 중 40%는 ‘기도생활이 약해졌다’, 34%는 ‘말씀 묵상 시간이 줄었다’고 답했다. 하지만 영적 어려움에 대한 대처는 대부분 ‘개인 신앙에 의존’(74%)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료 선교사나 멘토를 통한 돌봄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필요한 지원 방식으로는 ‘리트릿/수련회’(52%), ‘멘토링 프로그램’(47%)이 꼽혔으며, 공동체적 영적 돌봄 체계에 대한 필요성도 대두됐다.
■ 선교사 66%, ‘노후 준비 안 됐다’선교사들의 노후 대비 실태도 심각하다. 응답자의 66%가 ‘노후 준비가 안 돼 있다’고 답했는데, 이는 일반 국민 대비 3배에 가까운 수치다. 선교사들은 ‘장기 주거지 마련’(55%)과 ‘연금제도 도입’(53%)을 가장 시급한 지원 과제로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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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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