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CB “금 비중 20%→27%…상당부분은 금 평가액 상승서 기인”
▶ 미 국채 포함한 달러 표시 자산 비중은 42%로 여전히 최대

골드바 [로이터]
금이 미국 국채를 제치고 세계 최대 중앙은행 준비자산(외환보유액)으로 올라섰다고 유럽중앙은행(ECB)이 밝혔다.
수년간에 걸친 중앙은행들의 지속적인 금 매입과 최근 2년간 금값이 거의 두 배로 뛴 역사적 랠리가 맞물린 결과다.
ECB는 2일 발간한 '유로화의 국제적 역할' 보고서에서 금이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중앙은행 준비자산'(central bank reserve assets)의 27%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1년 전의 20%에서 7%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같은 기간 미 국채 비중은 25%에서 22%로 하락했다. 미 국채를 포함한 달러화 표시 자산은 전체의 42%로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유로화 표시 자산 비중은 15%로 변화가 없었다.
다만 ECB는 보고서에서 금값 상승효과를 제거하고 2023년 말 금값 기준으로 재산정하면 지난해 말 기준 금 비중(16%)은 유로 비중(16%)과 같고, 미 국채 비중(26%)에는 못 미친다고 설명했다.
금 비중의 급격한 확대가 금 보유량 증가보다는 금값 급등에 따른 평가액 상승에 상당 부분 기인한다는 뜻이다.
중앙은행 준비자산은 중앙은행이 자국 통화를 뒷받침하고 국제 결제 의무를 이행하며 금융 혼란기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보유하는 고(高)유동성 자산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런 중앙은행 준비자산군의 변화를 중앙은행들이 기축통화 역할을 하는 미 달러화의 대안을 모색하려는 시도로 분석했다.
달러 다변화 움직임은 2022년 미국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유로 러시아의 달러 준비금을 동결한 이후 가속화됐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보고서에서 "지정학적 긴장이 금에 대한 중앙은행들의 강한 수요를 계속 이끌고 있다"고 밝혔다.
ECB에 따르면 각국 중앙은행의 금 보유량은 현재 3만6천톤(t) 이상으로, 달러화가 금에 연동됐던 브레턴우즈 체제 전성기(3만8천t)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금값은 올해 1월 트로이온스당 5천500달러를 넘는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2022년 이후 금 준비자산을 가장 많이 늘린 나라는 중국·폴란드·터키·인도였다.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량은 지난해 850t으로 소폭 줄었으나, 3년 연속 연간 순매입량이 1천t을 웃돈 흐름의 연장선에서 볼 수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스테이블코인 기업 테더가 지난해 100t 이상을 매입해 단일 최대 금 매입자로 부상했다는 점이다.
터키는 2022년 이후 220t을 매입했으나 2026년 초 이란 전쟁 발발 후 130t을 매각하거나 대출했다.
이에 대해 ECB는 "최근 수년간 가장 큰 규모의 금 준비자산 인출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유로화의 국제적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유로화 표시 국제 채권 발행액은 전년 대비 30% 증가한 약 1조유로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해외 투자자들의 유로존 자산 순유입액도 8천500억유로에 달해 유로화 창설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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