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몬’이 러시아 정보국에 넘긴 국가기밀을 파악하라.
연방수사국(FBI)에 비상이 걸렸다. FBI의 중심부서인 방첩부의 고위 요원이자 ‘믿었던 도끼’였던 로버트 핸슨에 발등을 찍혔기 때문이다.
27년간 FBI 밥을 먹으려 방첩부의 대들보로 자라난 한센은 수사국에서 배운 ‘스파이 기술’을 최대한 활용, 지난 15년간 라몬이라는 암호명으로 미국의 국가기밀을 러시아 해외정보국(SVR)에 팔아 넘겼다.
그가 SVR에 넘겨준 기밀은 순금에 버금가는 순도를 지닌 알짜배기 정보들이었다.
FBI 방첩부에서 핸슨이 담당한 업무는 미국에서 암약하는 외국 스파이들에 관한 정보수집 및 관리였다. 그는 이미 실체가 드러난 러시아 스파이들의 명단을 SVR에 전달했을 가능성이 높다. 신원이 노출된 스파이는 역정보의 통로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정보기관들은 이들을 위험 요소로 분류하게 마련이다.
핸슨은 85년 10월 소련 첩보원에게 자발적으로 접근, KGB에서 활동중인 FBI 정보원 3명의 이름을 건네주었다. 물론 이들은 소련 당국에 체포됐고 이중 2명이 처형을 당했다.
FBI가 심어둔 정보원의 생명을 내준 대가로 KGB의 신뢰를 얻은 핸슨은 다이아몬드와 현금을 받는 조건으로 이후 20여차례에 걸쳐 정보거래를 했다.
정보 소식통들은 미국의 국가안보에 가장 큰 타격을 입혔던 내부첩자로 지난 94년에 체포된 CIA 방첩담당 최고책임자 앨드리치 에임스를 꼽는다. 정보접근 수준에 있어 핸슨은 앨드리치와 거의 동급으로 평가된다. FBI가 바짝 긴장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가 SVR에 넘긴 27통의 서신과 20여개의 디스크와 수천장의 비밀문서에 과연 어떤 내용이 들어있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미정부는 FBI와 CIA 국장을 모두 역임한 바 있는 윌리엄 웹스터에게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조사에 착수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가 지명하는 인물들로 채워질 특별위원회는 FBI의 전폭적인 협조를 얻어 조사를 진행한 후 그 결과를 국가안보위원회와 연방의회에 전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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