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거주 장점 줄고 한국에‘자리’늘어
영주권 취득 포기 귀국하는 20·30대 증가
회계학 전공으로‘탑 5대학’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K씨(31)씨. 한국 최대 회계법인에서 3년여 근무 후 유학을 왔던 K씨는 미국 ‘빅 4회계법인’에 취업, 옛 동료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샀다. 그러나 K씨는“영주권을 신청하고 미국에 살 지 아직 확신이 서지 않는다”며 남모를 고민을 털어 놓았다.
아메리칸 드림의 디딤돌로 인식됐던‘영주권’취득 기회를 과감히 포기하고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 젊은이들이 하나 둘씩 늘고 있다. 20~30대 초반이 주류인 이들은 과거와 달리 미국 거주의 메리트가 거의 없다고 설명한다.
월급명세서를 통해 본 K씨의 한국과 미국생활은 어떨까.
한국에서 세후 약 3,500만원의 연봉을 받던 K씨는 매달 150만원씩 꼬박꼬박 저축을 해왔다. 그러나 미국에서 경력 1년차인 K씨는 세후 약 4만2,000달러를 벌어들여 한국보다 소득이 높을 것처럼 보이지만 렌트비와 물가를 고려한 지출을 고려하면 저축은 상상도 못 한다.
K씨는 “미국 회사에서 한인 유학생 인력을 필요로 하는 곳은 한국 담당부서”라며 “그렇게 때문에 오히려 한국에 있을 때보다 미국에서 영어 쓸 기회가 적다”고 하소연했다.
한인타운에서 일하다 한국으로 돌아간 K씨는“영주권 때문에 한인 회사에서 일했지만 솔직히 미래가 불투명하지 않느냐”며“어차피 자영업으로 빠질 것이라면 한국에서 돈 번 후 다시 취업이민을 오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들이 과감히 한국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는 또다른 이유는 원화 강세에 따른 두둑한 월급봉투와 한국 경제의 국제화에 따른 외국계 회사 등‘영어+전문직’에 대한 수요가 높기 때문이다.
LA에서 일하다 한국의 외국계 회사로 말을 갈아탄 Y씨는 “영주권이 언제 나올 지 확실치도 않고...”라며“나이가 들면 영주권을 받아도 마땅히 움직이기도 쉽지 않지 않느냐”고 말했다.
미국 체류 7년 경력으로 영주권 수속 중인 34살의 한 직장인은“유학생들은 대부분 화이트칼라 직장인들인데 미국, 특히 이민자 사회는 화이트칼라가 성공하기에는 너무 물이 좁지 않느냐”며 아직도 마음 속에서는 끊임없이 주판알이 튀긴다며 웃었다.
그러나 귀국 후 또다시 미국으로 돌아오는 연어족 유학생들도 만만찮다.
인디애나주에서 학부를 졸업한 M씨(30)씨는 졸업 후 한국으로 귀국, 영국계 신용평가회사에 취업을 했지만 빡빡하게 돌아가는 한국 생활에 염증을 느껴 1년만에 미국땅을 밟았다.
또한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 없는 조기유학생들도 적지 않다. 중학교 이전 조기 유학 온 이들은 낯설어 버린 한국 문화, 끊겨버린 인적 네트워크 등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한국에 돌아가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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