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도시 인근지역에 정착하는 이민자 인구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을 교육할 정부지원 영어교실은 턱없이 부족해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는 형국을 맞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뉴욕타임스는 이민자들이 모국에서 익힌 기술력과 경력을 바탕으로 영어실력까지 쌓아 미국에서 보다 나은 직장을 찾고 아메리칸 드림에 한발 더 다가가려는 열망을 품고 있지만 정부보조로 운영되는 무료 또는 수강료가 저렴한 영어교실 부족으로 인해 등록대기 기간이 길어지면서 지역에 따라 적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2년까지 소요되고 있다고 27일자로 보도했다.
뉴욕주 대도시 외곽지역의 이민자 인구는 2000년도 이후 22만5,000명이 늘어 같은 기간 4만4,000명이 늘어난 뉴욕시보다 무려 5배 넘는 증가를 기록한 실정이다. 지난 16년간 이민자 인구가 두 배 증가한 뉴욕 오렌지카운티의 한 성인교육센터는 정원 초과 사태를 우려해 초급반 영어교실 등록생 모집 광고조차 중단한 상태라고.
매사추세츠 보스턴에서 서쪽으로 20마일 떨어진 거리의 파밍햄 지역도 영어교실에 등록하기 위해 이민자들이 한밤중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이 계속되자 급기야 추첨으로 등록생을 선발하는 방식을 채택하기에 이르렀다.
정부보조 영어교실은 보통 학군이나 직업훈련센터, 도서관이나 교회, 커뮤니티센터 등을 통해 무료 또는 저렴한 수강료로 운영된다. 이민자들은 높은 수강료를 부과하는 일반 사설학원보다는 학비 부담이 적은 정부보조 영어교실로 발길을 돌리기 마련.
정부보조 영어교실이 수요와 공급의 엇박자 행진으로 만원사태가 속출하자 테네시주는 합법 이민자들이 사설학원에서 영어를 교육받을 수 있도록 일인당 500달러까지 바우처를 발급하는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이 같은 시도는 1990년부터 2000년까지 미 노동력 인구 증가의 절반을 이민자들이 담당했고 앞으로 최소 20년간 이민자들이 미 노동시장에 미치는 역할이 지대할 것이라는 분석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민자 대상 영어교육은 곧 미국의 경제발전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뉴욕주 경우 2005년 기준, 주내 정부보조 영어교실에는 8만6,000명의 성인 이민자가 등록, 영어구사력에 한계가 있는 전체 160만명의 이민자 가운데 5%만을 수용하고 있는 처지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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