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전용 극장까지 마련하며 장기 흥행에 성공한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니나’가 힙합 문화의 본거지에 뉴욕에 도전장을 내민다.
10월1일~연말 ‘37Art’ 극장
프로듀서스 제작가 마크 루스 독창성 돋보이는 넌버벌 퍼포먼스 극착
“한국의 원조 비보이가 뉴욕에 온다”
에스제이비보이스(SJ B-boys)가 기획, 제작해 이미 한국에서 장기 흥행에 성공한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가 오는 10월1일부터 연말까지 미드타운의 ‘37Art’ 극장에서 석 달간의 공연에 들어간다. 2005년 12월 홍대 앞에 400석 규모의 비보이 전용극장을 개관해 현재까지 성황리에 공연 중인 이 작품은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 관람했고 오세훈 서울 시장도 극장을 찾는 등 젊은 층과의 교감을 과시하기 위해서는 정치인들이 필수적으로 들려야 하는 공연으로 자리잡았다.
또한 할리웃 스타 웨슬리 스나입스도 공연장을찾았으며 영국의 에딘버러 페스티벌에서도 큰 인기를 얻는 등 한국의 청소년문화를 대표하는 문화 상품으로 떠올랐다. 올해 4월 이스트빌리지의 라마마극장에서 3일간 공연을 했던 고릴라크루의 ‘비 얼라이브’는 바로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에 참여했던 일부 출연자가 만든 동일한 작품으로 한국에서 저작권 시비에 휩쓸려 소송을 벌이기도 했다. 뉴욕 공연 기획을 맡은 COP컴퍼니의 오태식 대표는 “소송 결과 원작에 대한 권리를 최종적으로 인정받았다”며 “원조 공연팀의 무대가 어떻게 다른지 확실하게 보여주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뉴욕에서 공연되는 또 하나의 ‘넌버벌 퍼포먼스’인 ‘발레리나’는 이전에 뉴욕에서 장기 공연했던 동일 장르의 ‘난타’와 ‘점프’와는 또다른 성격을 가진다. 스톰프로 대표되는 즉흥 타악 공연에 한국적인 타악기를 결합했던 ‘난타’와 전통 한국 무술에 외국인에게 낯익은 쿵푸적인 곡예 요소를 코믹하게 결합한 ‘점프’와 달리 이 작품은 철저히 미국적인 문화인 힙합과 브레이크 댄스를 한국 공연팀이 본고장 뉴욕에서 선보인다는 점에서 훨씬 도전적이라고 할 수 있다. 길거리 곳곳에서 혹은 지하철역에서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수준 높은 흑인 비보이들의 공연이 매일같이 벌어지는 뉴욕시에서 관람료를 받고 극장에서 장기 공연을 감행 한다는 것은 웬만한 자신감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몇 년 전부터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한국 비보이들의 뛰어난 실력은 비보이들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배틀 오브 더 이어’를 다룬 다큐멘터리 ‘비보이 플래닛’ 등을 통해 생생하게 확인된 바 있다. 이번 공연에 참여하는 ‘익스트림 크루’는 바로 독일에서 열린 ‘2007 배틀 오브 더 이어’ 우승팀. 한국 예선에서 우승한 후 서구와 일본을 비롯한 20개국 대표팀과 겨뤄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한마디로 ‘춤 실력’에 있어서는 세계 최정상임을 입증한 것이다. 그러나 90분 가까이 이어지는 공연의 전체적인 수준과 관객들을 끌어당길 수 있는 흡인력은 출연자들의 춤 실력으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단발 공연이 아닌 3개월간의 장기 공연
을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극적인 스토리 전개와 무대 장치, 음악 등 무대 공연이 갖춰야 할 미덕이 충분히 뒷받침 되어야 한다.
지난 4월 ‘비 얼라이브’ 공연에서 아쉬웠던 것도 바로 이런 부분이다.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는 그런 점에서 한층 진일보 한 무대 연출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스톰프와 프로듀서스 등 세계적인 뮤지컬에 참여한 공연, 연출 제작가 마크 루스는 ‘발레리나’ 공연을 지켜 본 후 “어메이징(Amazing!)’을 연발하며 “한국 비보이 공연의 독창성이 놀
랍다”고 평했다. 루스 프로듀서는 “언어가 들어가지 않은 넌버벌 퍼포먼스는 외국 관객에에 접근하기 편하지만 무조건 세계적으로 통하는 것은 아니다”며 ‘독창성’을 강조했다. 그는 “스트릿 댄스가 무대에 오른 것은 여러번이지만 비보이와 발레리나가 만난다는 상황 설정, 한국 판소리와 전통 가면을 통해 동서양의 융합을 시도한 점등 이 작품만큼 독창성을 가진 것은 드물다”고 평가했다. 난타를 발굴해 미국에 소개한 일류 프로듀서의 안목이다.
공연팀과 연출자 최희일 감독은 9월 20일경 뉴욕에 도착, 본격적인 무대 리허설과 함께 프로모션 활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공연: 매주 월, 목, 금 오후 7시 30분. 토요일 2시&8시, 일요일 2시 &6시. 티켓: 59~69달러. Www.ticketmaster.com 혹은 212-560-8912. 37 Art: 450 W. 37 St.
<박원영 기자> wy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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