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우(화이트 플레인즈 거주)
이번 주말에 아들이 맨하탄에서 집으로 2주 만에 다니러 왔습니다. 아빠~ 하며 아들이 절 안습니다. 아들의 큰 가슴이 제 코 끝을 찡 하게 합니다. 감사함이 가슴 가득한 행복이 됩니다. 늘 이렇습니다. 아내는 아들 곁에 매미마냥 붙어서 실실 웃으며 자꾸자꾸 쳐다봅니다. 아마도 삐져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나봅니다. 마침 딸아이도 집으로 돌아와 아내를 행복하게 해 주었습니다. 딸아이는 이제 제 엄마의 좋은 상담사이고, 친구입니다. 그리고 나의 술친구이기도 합니다. 아들은 뉴욕에서 학교를 다니니까 자주 보지만 딸은 펜실베니아에서 공부를 하고 있어서 가족이 모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는 일 년에 몇 번 안 되는 아내에게 소중한 시간입니다. 잘 성장한 두 아이들을 보는 것이 여간 가슴 벅찬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내를 도와 저도 부엌에서 왔다 갔다 합니다. 아이들은 어릴 때처럼 부엌의 카운터 탑에 앉아 엄마 아빠의 분주한 모습을 보며, 지난 일들을 쏟아놓습니다. 아이들도 이런 분위기를 스윗 홈이라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이럴 때 아내는 정말 수퍼우먼이 됩니다. 두 손으론 무언가를 척척 만들어내고 간간히 아이들 이야기에 아는 척 끼어들기도하고 내게 지시도 합니다. 아내의 높아진 말소리가, 바삐 움직이는 움직임이 절 행복하게 합니다. 아내와 전 아는 척 하기 선수입니다. 두 아이가 의대를 다니고 있어서 서로 만나면 할 이야기
가 많고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서 서로 이야기를 재미나게 합니다. 아내와 저 역시 끼어들고 싶어도 뭐, 아는 게 있어야지요. 더군다나 전문용어인걸요. 그래서 눈치껏 끼어들기를 합니다. 뭐, 바로 튕겨 나오면 어떻습니까. 계속 끼고 또 끼며 넘겨짚어 아는 척하고...아이들은 또또 아는 척하는 저희 부부를 때론 설명하며 끼워 주기도 하며 킥킥 거리며 재미있어 합니다. 아이들과 하는 놀이 시간이지요. 아내의 얼굴은 행복해서 빛까지 납니다.
아름다운 모습입니다.밖에 나가 일을 할 때는 힘들 때도 있고, 끝이 없는 이 일을 언제까지 해야 하나 하는 갑갑함에 낙심 할 때도 있지만 가족을 생각하면 힘이 납니다. 건강히 잘 성장해준 자녀들... 날 믿고 외로운 미국 땅에서 서러움 다 묻어 버리고 오직 남편 잘 되길, 자식들 잘 되기만 바라는 아내
의 그 마음이 내게 따뜻하게 전해지기 때문입니다. 아내의 그 마음을 알기에 전 또 열심히 일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이 감사한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건 아내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건강하고 건전한 자녀들도, 화목한 가정도, 나를 잘 이해하고 나의 뜻을 잘 알아서 나의 부족한 부분을 지혜롭게 잘 도와준 아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고마운 아내에게 남편들이 해 줄 수 있
는 큰 선물이 있습니다.
힘들지도 않고 돈이 많이 드는 것은 더욱 아닙니다. 아내가 원하는 건 아마도 다이어몬드도 아니고 값비싼 옷도 아닐 겁니다.그저 진심어린 말 한마디 "여보, 고마워 그리고 감사해. 사랑해."일겁니다. 지금 내 곁에서 날
돕고 있는 아내의 세월의 모습이 내게 가슴 아프게 느껴진다면 아내를 황후보다 더 당당하게 만들어 주십시오. 그 순간 아내는 황후보다 더 당당히 빛날 겁니다. 말하기 쑥스러우시면 작은 쪽지라도 화장대 위에 올려 보시면 어떨지...
내 가족의 행복한 모습을 보는 것은 가장으로서 기쁜 일입니다. 더구나 아내의 사랑으로 빛나는 모습은 더욱 그렇습니다. 저절로 어깨가 펴지며, 난 잘 하고 있다는 자신감도 생기지요난 잘 하고 있다... 난, 잘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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