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내 일터인 치과병원으로 갈 때가 즐겁다. 오늘은 어떤 환 자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오늘 은 어떤 삶을 사는 사람들이 나 에게 그들의 이야기를 해줄까? 하는 기대 때문이다. 하루하루 쳇바퀴 돌듯 비슷한 생활이지만, 매일 만나는 환자들에게서 나는 새로운 활력소를 찾는다.
환자들은 치과 의자에 누워 있을 때 굉장히 편안하게 느낀 다. 그리고, 그렇게 편안하게 누 워있을 때 의사인 내가 안부를 묻고 얘기를 주고받다보면, 환자 들은 어느새 치통도 잊은 채 그 들의 인생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낸다.
과거에는 떵떵거리고 살았는 데 불경기가 닥치면서 집도 잃 고, 마음도 황폐해지더니, 치아마 저 욱신거린다는 환자, 하나밖에 없는 자식이라고 애지중지 키웠 는데 아이가 학교는 안가고 못 된 짓만 하다 퇴학을 당해 마음 고생이 심하다는 환자, 남편과 자식들 뒷바라지로 평생을 바쳤 는데 아이들이 커서 대학에 가 버리니 집에 들어가기가 쓸쓸하 고 외로워서 우울증이 왔다는 환자 등.
환자들은 의사가 그들의 이야 기에 귀기울여주는 것을 얼마나 고마워하는지 모른다. 나 또한 환자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 다보면 일상생활의 스트레스가 모두 날아가 버리는 것을 발견 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절대 로 혼자 살수 없다. 나는 그 진리 를 오늘도 내 병원에서 환자들 을 대하면서 배운다. 실은 난 그 저 치과 치료만 해주고, 그들에게 서 더 값진 인생수업을 받고 있 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병원으로 향하는 길이 즐겁다. 오늘은 또 어떤 인생수업을 듣게 될까?
박세리 / 치과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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