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길에서 우연히 70대 할아버지를 만났다. 일본에서 온 관광객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할아버지는 도둑을 만나 차안에 둔 모든 소지품을 잃어버렸다며 도움을 청했다.
노인의 사정이 딱해 보여 전후 사정 고려하지 않고 일단 도와드려야겠다는 생각에 그 분의 차에 개스를 가득 넣고 음식과 물도 약간 사드렸다.
노인은 자기 스스로 거지가 아니니 꼭 갚겠다고 해서 내 명함을 드렸고, 곧 일본 도쿄에 갈 일이 있다고 하니 도쿄의 집 전화번호를 주면서 저녁식사도 같이 할 겸 꼭 만나자고 했다.
친구들은 내가 바보짓을 했다며 생전 처음 본 사람을 어떻게 믿느냐고 면박을 주었다. 하지만 나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당연히 할 일을 한 것뿐이라고 하며 도쿄에 가면 연락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몇 주후 일본에 가서 연락해 본 결과 전화번호는 결번이었고 내가 속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몇푼 안 되는 돈이지만 속았다고 생각하니 분한 마음이 들었다. 분함 자체보다 다음에 혹시라도 진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내가 도움의 손길을 건넬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니 더 서글펐다. 결국 이번의 일은 마음의 상처로 남았다.
손희승 / 자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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