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척이는 밤, 돌아눕다가 우는 소릴 들었다
처음엔 그냥 귓밥 구르는 소리인 줄 알았다
고추씨 같은 귀울음소리,
누군가 내 몸 안에서 울고 있었다
부질없는 일이야, 잘래잘래
고개 저을 때마다 고추씨 같은 귀울음소리,
마르면서 젖어가는 울음소리가 명명하게 들려왔다
고추는 매운 물을 죄 빼내어도 맵듯
마른 눈물로 얼룩진 그녀도 나도 맵게 우는 밤이었다.
박성우(1971 - ) ‘고추씨 같은 귀울음소리 들리다’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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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자의 몸 안에는 한 여자가 살고 있다. 애달픈 첫사랑인지, 돌아가신 어머니인지, 미안한 일을 저지르고 아직 용서받지 못한 사람인지는 밝히지 않는다. 잊혀질만하면 떠오르고,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그녀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마른 고추씨처럼, 잘래잘래 고개를 저을 때마다 귀 속을 울린다. 그녀가 맵게 우는 밤, 일찍 잠들기는 영 틀린 것 같다.
<김동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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