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료직전 천금의 결승골을 터뜨린 손흥민이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환호하고 있다.(왼쪽 사진) 손흥민이 결승골을 터뜨리는 순간. <연합>

경기 종료직전 터진 손흥민의 극적인 결승골이 8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을 노리는 한국축구를 큰 위기에서 건져냈다.

한국축구 대표팀은 26일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5차전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6분께 터진 손흥민의 천금 결승골로 카타르를 2-1로 힘겹게 따돌렸다.

한국은 후반 15분 이근호가 헤딩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려 리드를 잡았으나 불과 3분 뒤 카타르의 칼판 이브라힘에 동점골을 내줬고 이후 좀처럼 상대 골문을 열지 못해 애를 태우다 종료 휘슬이 울리기 직전 이동국이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수비수를 등지고 찬 로빙슛이 크로스바에 맞고 나온 것을 쇄도하던 손흥민이 골라인 바로 앞에서 살짝 밀어 넣어 극적인 결승점을 뽑았다.

이로써 최근 A매치 3연패 행진에 마침표를 찍은 한국은 최종예선 승점 10점(3승1무1패)을 기록, 이날 레바논을 1-0으로 꺾은 우즈베키스탄(3승2무2패, 승점 11)에 이어 A조 2위를 지키며 브라질월드컵 본선행 여정에 청신호를 밝혔다.

반면 카타르는 2승1무3패(승점 7·골득실 -3)로 A조 5개국중 4위에 머물렀다. 한국은 오는 6월4일 레바논 원정에 이어 6월11일과 18일 우즈베키스탄과 이란을 홈에 불러들여 최종예선 마지막 두 경기를 치른다.

안방에서 벌어진 이 경기에서 패할 경우 월드컵 본선행이 위태로워지는 위기를 맞는 한국은 이날 장신 스트라이커 김신욱을 최전방에 세우고 이근호를 처진 스트라이커, 지동원과 이청용을 좌우날개, 구자철과 기성용을 중원에 배치하는 4-2-3-1 전술로 나섰다.

하지만 경기 내내 압도적인 볼 점유율로 강한 공세를 이어갔음에도 불구, 무딘 피니시로 인해 카타르의 골문을 열지 못했고 때때로 카타르의 역습에 아찔한 순간을 맞는 등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전반을 득점없이 마친 한국은 후반 들어 지동원 대신 이동국을 투입하고 더욱 공세를 강화했고 결국 후반 15분 고대하던 선제골을 터뜨렸다. 박원재의 왼쪽 크로스를 페널티박스 한복판에 서있던 이근호가 날카롭게 머리를 돌리며 헤딩슛으로 연결했고 볼은 상대 골키퍼 키를 넘어 골문 한복판을 갈랐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한국은 불과 3분 뒤 허무하게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역습 상황에서 한국 페널티아크 인근에서 볼을 잡은 이브라임은 곧바로 날카로운 오른발슛을 때렸고 볼을 다이빙한 골키퍼 정성룡의 손끝을 스치며 한국 골문 왼쪽을 꿰뚫었다.

이후 한국은 좀처럼 추가골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고 무승부의 기운이 짙어지기 시작하던 후반 36분 최강희 감독은 선제골의 주인공 이근호를 빼고 손흥민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리고 결국 이 카드가 적중했다.

후반 추가시간도 거의 끝나가던 추가시간 6분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헤딩패스를 받은 이동국은 수비수를 등진 상태에서 몸을 돌리며 논스탑 로빙슛을 때렸고 볼은 골키퍼 키를 넘은 뒤 크로스바에 맞고 튀어나와 골라인 바로 앞에서 쇄도해 들어간 손흥민의 발 앞에 떨어졌다.

손흥민은 이를 가볍게 밀어넣었고 한국은 오는 6월에 벌어지는 최종예선 마지막 3경기를 앞두고 최소한 숨 쉴 여유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김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