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 이민 111주년 이민 성지 하와이-한류 열풍
▶ 한인방송 주시청자는 현지인 호놀룰루 와이키키 한인축제 일본·중국 등서 3만명 몰려
하와이 한인축제는 지역사회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해 한인사회의 자랑이 됐다.
한인 이민 111주년, 하와이 주민은 미국 50개 주 가운데 가장 빠르고 폭넓게 한국 문화에 열광하고 있다. 한인 이민선조의 후손들은 4~5대까지 이어져 현지 주류사회 일원으로 우뚝 섰다. 1903년 배고픔을 벗어나고자 이역만리 바다를 건넜던 사탕수수밭 한인 노동자들은 오늘날 하와이에 불고 있는 ‘한류’ 열풍을 상상이나 했을까. 하와이 최대도시 호놀룰루시를 중심으로 형성된 한류 현장을 찾아가 봤다. <김형재 기자>
서울에서 하와이까지 거리는 4,540마일(비행 7~8시간), 하와이에서 미 서부 LA까지 거리는 2,560마일(비행 5~6시간)이다. 하와이는 한국과 미국 사이 망망대해 태평양 중간에 위치해 있는 셈이다. 한국과 미국을 잇는 다리가 곧 하와이다.
111년 전 한인 이민선조들이 하와이를 거쳐 미국 본토(main land)로 이동했다. 1950년 한국전쟁 이후 70년대까지는 항공편을 이용한 유학생과 제2 이민행렬이 중간 기착지로 하와를 들러야 했다. 2014년, 하와이는 한류가 주류사회 문화로 꽃피우고 있다.
하와이 현지 한류는 단순한 호기심 차원을 넘어 ‘주류사회 일상’으로 자리매김 했다는 것이 현지 한인들의 일관된 평가다. 미주 최대 한인사회인 남가주 등 본토에서는 한국 K-Pop과 드라마, 영화를 좋아하는 ‘매니아층’이 형성됐다면, 하와이 주민 대부분이 한국 문화체험과 능동적 소비를 자처한다.
단적인 예로 28년 전 한인사회를 대상으로 송출을 시작한 KBFD는 한인 시청자보다 현지 주민 시청자가 더 많아졌다. 지상파인 KBFD는 한국 드라마와 각종 연예프로, 음악프로를 영어자막과 같이 내보내 하와이안을 안방극장으로 끌어 모은다.
하와이 국제영화제 이사 겸 KBFD 부사장인 제프 정씨는 “아시아계 주민을 중심으로 수많은 현지인이 한국어 방송을 찾고 있다”며 “한국 정서를 이해하지 못할 것 같았던 호놀룰루시 전직 시장(백인)마저 내 팔을 붙잡고 ‘한국 드라마에 빠졌다’고 말할 정도”라고 말했다.
하와이를 방문한 한국인 신혼여행객이나 미주 한인들은 ‘FM 107.5’에서 24시간 K-Pop이 흘러나오는 사실에 놀란다. 현지 주류 라디오 방송국은 몇 해 전부터 주민들이 한국 K-Pop을 즐기자 아예 24시간 한국 대중가요 전용방송 채널을 시작했다.
K-Pop, 드라마, 영화 등 한류를 접한 현지인들은 한국 문화 전반을 ‘체험’하고자 하는 욕구를 발산한다. 이들은 지역 한인 식당을 찾아 한식을 맛보고 하와이 주립대학에서 한국어 강좌를 수강한다. 한류에 빠진 하와이안의 최종 목적은 한국 방문이다.
하와이 주민의 일상으로 자리매김한 한류는 현지 인구구성 비율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2013년 US센서스 통계에 따르면 하와이 주민 중 아시아계 혹은 아시아계 혼혈 비율은 56.9%를 차지한다. 일본, 중국, 필리핀 등에서 온 이민자의 후예들이 한국 정서에 무한 공감을 보내는 것.
하와이안들의 한국문화 사랑은 매년 7월 와이키키 카피올라니 공원에서 열리는 ‘하와이 한인축제’(Hawaii Korean Festival)에서 절정을 이룬다.
하와이 한인축제는 2002년 처음 지역사회에 선을 보인 뒤 이제는 호놀룰루시를 대표하는 ‘지역 축제’가 됐다. ‘하와이 사람들에게 한국 문화에 대한 인식을 높이자’는 취지로 시작한 이 축제는 한국 문화를 ‘보고(see), 맛보고(taste), 듣는(listen)’ 기회를 제공한다.
올해 축제준비위원장을 맡은 한인 3세 렉스 김 변호사는 “하루 동안만 열리는 하와이 한인축제를 보려고 현지 주민은 물론 일본, 중국, 호주에서 매년 3만명 이상이 모여든다”라며 “축제 자원봉사자 대부분이 한류팬을 자처하는 비한인이다. 사람들은 포기하지 않는 근성과 충만한 감성이 담긴 한국문화에 열광한다”고 전했다.
한편 한식당 서라벌회관은 22년째 1월1일마다 ‘떡국잔치’를 열어 지역 주민들이 새벽부터 긴 줄을 늘어서는 등 즐거움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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