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17일 벌어진 러시아와의 월드컵 H조 첫 경기서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최선의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일단 승점 1점을 챙김으로써 무난한 출발을 보였다. 한국 국민들로서는 무승부에 조금 아쉬움이 남지만 전문가들 눈으로 볼 때는 예상을 깨는 결과였다. 솔직히 러시아의 우세를 점친 전문가들이 훨씬 많았다.
한국이 러시아와 무승부를 기록하자 한국에 대한 도박사들의 평가도 달라졌다. 경기 후 해외 스포츠베팅 전문업체 7곳이 평가한 한국의 우승 가능성은 경기 전 26위에서 22위로 4계단 올라갔다. 전문 도박사들의 예측은 스포츠 전문가들보다 훨씬 더 정확하다.
과거가 현재의 거울이 된다면 1차전에서 비긴 한국이 16강에 진출할 확률은 58.3%이다. 월드컵 본선 진출국이 32개국으로 정리된 지난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1차전에서 비긴 팀이 16강전에 오른 비율이 바로 58.3%이기 때문이다. 이 확률 역시 당초 전문기관들이 예측한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에서 약간 높아진 것이다.
한국이 과연 16강에 진출할 수 있을지는 일요일 벌어지는 알제리와의 경기에서 거의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이 경기를 이긴다면 16강 진출을 위한 8부 능선을 넘었다고 봐도 된다. 하지만 질 경우에는 절망적인 상황이 된다. 문제는 비길 경우인데 그러면 복잡하게 경우의 수를 따져봐야 한다. 같은 날 한국-알제리 경기에 앞서 벌어지는 벨기에-러시아 경기와 26일의 H조 두 경기가 끝나 봐야 16강 진출 국가가 가려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사람들은 알제리를 H조 최약체로 여기지만 얕봤다가는 큰 코를 다칠 수 있다. 프랑스 식민지였던 알제리는 프랑스식 축구를 구사한다. 프랑스 국가대표가 되지 못한 선수들이 알제리 국가대표로 뽑히는 경우가 많아 ‘짝퉁 프랑스’팀으로 불리기도 한다. 1차전에서 패한 알제리로서는 한국전에 배수의 진을 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알제리와의 경기는 한국으로서 결코 쉽지 않은 한판이 될 전망이다.
무승부의 아쉬움은 남지만 그래도 한국은 러시아와의 경기서 선전했다. 한국은 월드컵을 앞두고 치렀던 튀니지, 그리고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0-1, 0-4로 패하며 미덥지 못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 사실이다. 17일 경기는 이런 우려를 불식시켜 주기에 충분했다. 가나와의 평가전보다 조직력이 훨씬 나아졌다. 또 선수들 표정에서도 자신감이 배어났다.
한국축구는 본고사에 강하다. 국내리그가 여전히 취약하고 축구 저변도 다른 나라들에 비해 결코 넓지 않지만 아시아에서 월드컵에 8회 연속 진출한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또 2002년 월드컵 성적도 본고사에 강한 한국축구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준다.
당시 월드컵을 앞두고 치른 네덜란드 등 강호들과의 모의고사에서 한국은 계속 5-0으로 패했다. 이 때문에 히딩크 감독에게는 ‘오대영 감독’이라는 명예스럽지 못한 별명이 붙었다. 하지만 이런 조롱을 비웃기라도 하듯 히딩크 감독은 본고사에서 기적의 4강을 일궈냈다.
한국선수들은 한번 시동이 걸리면 무섭게 몰아 부치는 특성이 있다. 아무쪼록 태극전사들 특유의 이런 정신력이 22일 알제리 전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돼 16강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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