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표가 힘이다’
▶ “투표는 우리 자식 손주들 위한 가장 큰 선물”KA 보이스, 10월에 합동조기투표 계획
‘KA 보이스’의 정종하(왼쪽부터) 회장, 손식 수석부회장, 하재원 부회장이 지난 15일 본보를 방문, 그간의 활동과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2년 10월 29일, 글렌뷰 타운청사에는 800여 한인들이 몰려 들었다. 공연이나 단체 모임이 아님에도 이렇게 많은 한인들이 자리를 함께 하기는 처음이었다. 이들은 질서정연하게 줄을 서서 한참 기다린 끝에 투표를 했다. 이들은 ‘KA 보이스’(KOREA AMERICA Vioce/이하 KV)라는 단체가 시카고 한인사회 최초로 시도한 합동 조기투표에 참여하기 위해 달려온 한인 유권자들이었다. 투표권 행사를 통해 한인사회의 정치력을 신장하자는 취지로 결성된 KV의 활동중 단연 돋보이는 ‘기록적인 사건’이었다. 이를 목격한 주류사회 여러 정치인들은 앞다투어 투표장에 모습을 나타내 한인 유권자들로부터 눈도장을 찍기에 바빴다. 이 합동 조기투표는 한인 커뮤니티가 주류 정치인들로부터 제대로 대접받기 위해서는 투표를 해야하고 ‘투표가 곧 힘’임을 새삼 단적으로 보여준 계기가 됐다. 시카고 한국일보는 장기 기획시리즈 ‘한인 정치력 신장 캠페인’ 1편 ‘투표가 힘이다’를 17일자부터 시작한다.
이에 따라 KV 정종하 회장(이하 정), 손식 수석부회장(이하 손), 하재원 부회장(이하 하) 등 임원진으로부터 출범한지 채 3년이 안된 신생 한인단체가 한인사회는 물론 주류사회의 주목을 받게 된 배경과 향후 계획 등을 들어보았다.<편집자 주>
■ ‘KA 보이스’결성 배경-정: 한인사회는 이제까지 모금을 통한 정치인 후원 활동이 주가 돼왔다. 한인회장 임기를 끝낸 후 주류 정치인들이 인재 채용 등 한인사회에 보다 실질적인 도움을 주도록 하기 위해서는 종전의 자금 후원보다는 한인들도 투표력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투표를 독려하는 단체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2011년 겨울, 지인들과 연락해 첫 회동을 가졌다. -손: KV의 취지에 선뜻 공감해준 20명이 이사진으로 합류했고 2012년 3월 공식 출범했다. 다들 생업으로 바쁜 와중에도 처음에는 매주 모여 활동방향을 논의했다. 이런 과정에서 합동조기투표라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기대 이상의 결실을 거두었다.
■ 합동조기투표 성공이 가장 큰 성과•보람-정: 한인사회 투표의 힘을 가시적으로 보여준 합동 조기투표가 가장 큰 성과이자 보람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시도한 이벤트인 만큼 불안감도 적지 않았다.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하더라도 정작 당일 투표장에 나와 한표를 행사하는 한인 유권자들이 적다면 성과를 거두지 못하지 않을까 우려했다. 한인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쿡카운티에 장소를 잡기로 했고 멤버들 모두가 최선을 다했다.
-손: 합동 조기투표를 성공시키기 위해 모든 멤버가 정말 열심히 뛰었다. 한인교회, 성당, 스포츠동호회 등을 직접 방문해 투표참여를 호소했고, 한인들이 많이 모이는 맥도널드나 노인 아파트도 방문했다. 물론 한인 언론의 도움도 컸다. 이 자리를 빌어 적극적인 홍보에 감사드린다. -하: 2012년 3월에 처음 실시한 합동 조기투표에 300여명, 10월에 800여명이 참가했다. 올해 3월 두차례 실시한 합동 조기투표에는 500명이 참가하는 등 대성공을 거두었다. 멤버들 모두 한마음으로 최선을 다한 결과여서 너무 뿌듯하다.
■합동조기투표 성공의 이유-정: 투표장에 할아버지와 손주 3대가 함께 참석해 투표하는 한인 가족을 보고 가슴이 벅찼고 수고한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실감했다. 특히 2012년 10월의 합동조기투표에 무려 800명이 넘는 한인 유권자들이 권리를 행사한 것은 정말 대단한 하나의 ‘사건’이다. 이처럼 많은 수의 한인 유권자들이 한날에 투표를 했다는 사실에 우리는 물론 주류 정치인들도 하나같이 입이 다물지 못했다. 그야말로 한인의 정치력이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손: 한인 1세대들이 자식이나 손주 등 2, 3세들을 위해 투표가 중요하다는 인식을 했다고 본다. 또한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KV의 정치적 중립 및 순수성도 한몫했다고 자평한다. 한인은 투표율이 낮다는 인식을 깨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주류 정치인들과의 고정 채널 확보-하: 조기투표의 성공과 더불어 지난 3년간 주류 정치인들과 꾸준히 교류함으로써 그들의 참모진 등과 언제든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을 확보한 것도 큰 성과 중 하나다. 일례로 최근 브루스 라우너 공화당 주지사 후보가 이른 아침부터 KV와 조찬모임을 가진데 이어 한인교회를 방문해 한국어 예배에 참석했다는 사실은 유력 정치인들이 한인사회의 투표력을 예전보다는 훨씬 더 인정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후보들의 당락을 떠나 이들과 상시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손: 2013년 여름에 해방후 처음으로 일리노이 주의회에서 위안부 결의안이 통과되는데 일조한 것도 KV가 주류 정치인들과 꾸준히 접촉한 결과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도 주류 정치계의 입법과정을 상세히 배우는 계기가 됐다. 연방정치인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인 비자확대법안 지지 서명운동의 성과도 이같은 상시적 교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앞으로의 과제와 계획-정: KV가 계속 발전하려면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재확보와 함께 무엇보다도 재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20명 이사들의 이사회비와 주머니 돈으로 유지해왔다. 이것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히 있다. 그래서 기금모금행사를 검토하고 있고 비영리단체로 정식 등록한 만큼 앞으로는 정부로부터 그랜트를 받기 위한 절차도 밟을 계획이다. -손: 멤버들의 시간투자와 헌신, 노력이 있었기에 짧은 기간이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얻었다고 본다. 앞으로는 조직이 좀더 체계적으로 정비되고 재정적으로도 나아져 보다 호율적으로 활동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 한인사회 일각에서는 아직도 보수-진보, 민주-공화당이라는 틀안에 갇혀 KV 활동에 비협조적인 면이 없지 않아 솔직히 힘들었던 때도 있었다. 이러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한인사회 공통의 이익을 위해 범커뮤니티 차원의 서포트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들은 오는 10월에도 합동 조기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쉬는 주말 토요일이지만, 20~30분 투자해 투표장에 나와 후세들을 위해 민주시민의 당연한 권리인 투표권을 행사한다면 한인사회의 앞날은 희망적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이해원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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