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00년 인류 권력 창조 기술로 간디·마르크스·美 흑인운동 등 비폭력 저항·계급투쟁 전술 써
▶ 유인원도 계략으로 리더 점령...현대엔 정치·기업경영에 활용, 역사흐름·문명변화 이끈 원천
■ 전략의 역사 / 로렌스 프리드먼 지음, 비즈니스북스 펴냄
“전략은 주어진 상황에서 보다 많은 것을 얻어내는 과정을 다룬다. 그러므로 단지 힘의 균형에서 출발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전략은 힘(권력)을 창조하는 기술이다.”
전략을 의미하는 영어단어 ‘strategy’는 그리스어 ‘strategos’(장군의 전쟁술)에서 유래했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국가나 동맹국이 모든 보유 자원을 활용하는 전면전의 기술로 의미가 확장됐다. 자주 전술과 의미가 자주 혼동되지만, 전략 쪽이 더 광범위한 공간과 시간, 규모라고 보면 대체로 틀림없다. 전쟁의 시작과 끝을 모두 아우르는 것이 전략이라면 전술은 전장에서의 전투다. 하지만 전략은 이제 군사적 의미를 넘어, 정치·경영 등에서 더 익숙한 단어가 됐다. 전장과 전투의 형태만 바뀌었을 뿐. ‘전략의 역사’ 저자인 로렌스 프리드먼은 인류의 조상인 유인원(침팬지)에서 시작해서 성경 속 모세와 다윗, 그리스신화 속 오디세우스, 손자와 마키아벨리, 세계 1·2차 대전, 미·소 냉전시대 등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광범위한 역사의 영역에서 전략의 의미를 살펴본다.
프리드먼 교수는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전쟁연구학부 교수이자 부학장으로, 국제 전략 연구의 최고 권위자로 평가받는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시절 외교 정책 자문관을 지냈고, 영국 아카데미 회원으로 대영제국 훈작사와 작위급 훈장을 받은 바 있다. 2009년부터는 이라크 전쟁의 영국 공식조사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이미 침팬지만 해도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순수하게 육체적 힘만이 아닌, 조직 내 계파 구성과 계략, 속임수가 필요했다고 지적한다. 덩치 큰 침팬지가 아니라, 조직 내에서 여럿을 포섭하고 상대를 잘 속이는 축이 굳이 피를 보지 않고도 리더임을 인정받았다는 얘기다.
저자는 계급 투쟁을 통한 혁명을 꿈꾼 칼 마르크스의 공산주의를 언급하며 ‘혁명 과정이라는 것은 사회의 일반적으로 주요한 사회경제적 조건에 조응해서 정치 권력을 획득하는 방식에 관한 문제’라고 정의한다. 또 파업과 보이코트 등 비폭력적이자 약자에게 익숙한 전술을 통해 저항한 간디를 통해, 향후 미국 남부에서 일어난 흑인 시민권 운동에의 영향을 들여다본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소련의 양축으로 갈린 ‘냉전시대의 전략’, 현대 정치에서의 중요성은 더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성공한 선거캠프의 요건은 여론조사와 광고기법 그리고 전략 분석, 이 3박자가 맞아 떨어지며 발휘되는 시너지효과다. 특히 1988년 조지 부시의 대선 참모 리 앳워터가 이를 잘 증명한다. 상대의 급한 성격과 조바심 등 약점을 집중 공략해 승리를 이끌어냈다.
이는 경제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자동화·라인화를 통한 대규모 공장이 생기고 ‘경영자’ 계급이 등장하면서 그들의 의사결정이 ‘전략’으로 포장된다.
조직의 계획과 정책을 전략적으로 조정해 어떻게 하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인가를 놓고 많은 사회학자, 심리학자, 경제학자 등이 논의를 이어갔다. 약육강식·적자생존의 시대, 크고 작은 갈등과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전해온 전략은 이제 정치·경영적 도구로 의미를 확장하며 3,000여년의 역사를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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