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세기 이후 프로타주 기법
▶ 앙리 미쇼서 리히텐슈타인까지... 전세계 작가 50명 100점 소개
‘메탈 재킷’을 2014년 탁본으로 뜬 ‘러빙/러빙 프로젝트: 메탈 재킷’.
서도호의 1992년 설치작품 ‘메탈 재킷’
■ 해머 뮤지엄 새해 첫 기획전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서도호의 탁본 작품 ‘러빙/러빙 프로젝트: 메탈 재킷’(Rubbing/Loving Project: Metal Jacket·2014)이 해머 뮤지엄의 새해 첫 전시‘나타남: 프로타주와 탁본 1860년부터 현재까지’(Apparitions: Frottages and Rubbings from 1860 to Now)에서 대표작으로 소개된다.
이 전시는 프로타주의 역사적 근원과 이 기법이 오늘날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기 위해 전 세계 작가 50명의 작품 100점을 모은 흔치 않은 전시로, 메닐 드로잉 인스티튜트의 수석 큐레이터 알레그라 페산티가 기획하여 2월7일부터 3월31일까지 해머 뮤지엄에서, 9월11일부터 2016년 1월3일까지는 이어 휴스턴 메닐 컬렉션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프로타주(frottage, 프랑스어 ‘문지르기’에서 유래)는 독일의 막스 에른스트(1891~1976)가 창시한 자동기법으로, 질감이 있는 물체의 표면에 종이를 대고 파스텔이나 연필, 차콜 등의 드로잉 도구를 문지름으로써 이미지를 만드는 작업을 말한다.
비교적 단순한 방법으로 드로잉과 판화와 조각의 영역을 통합하여 세밀하면서도 예기치 못한, 우연적이고 무작위적인 결과를 만들어내는데 이를 프랑스의 시인이며 화가인 앙리 미쇼(Henri Michaux, 1899~1984)가 ‘아빠리시옹’(apparitions, 나타남, 발현)이라는 용어로 표현했다. 초현실주의 작가들이 열광했던 프로타주 기법은 20세기를 거쳐 현대의 작가들에게도 실험적 기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뮤지엄 차원에서 시대와 국가를 망라한 프로타주 작품전을 열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이 특별한 미술 테크닉의 역사적 의미를 가진 대표작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
막스 에른스트와 앙리 미쇼를 비롯해 체코 작가 진드리히 슈티르스키, 토이엔, 앙드레 브레통, 장 뒤뷔페, 알리기에로 보에티, 로이 리히텐슈타인, 그리고 현대작가들인 모건 피셔, 가브리엘 오로즈코, 루벤 오초아, 글렌 리곤 등에 이르는 작가들의 작품을 다면적으로 조명하게 된다.
서도호는 최근 수년간 폐기된 공간에 남겨진 흔적이나 낙서를 색연필이나 목탄을 이용하여 종이를 대고 문질러서 기록하는 탁본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그의 오랜 관심사인 전체나 집단 안에서의 개인의 흔적이나 경험에 대한 것이며 동시에 공간의 문제를 다룬 프로젝트다.
이 전시에 소개되는 서도호의 ‘러빙/러빙 프로젝트: 메탈 재킷’은 그가 1992년 발표한 설치작품 ‘메탈 재킷’에 종이를 올리고 붉은색 크레용으로 문질러 탁본한 작품이다.
23년전 만든 ‘메탈 재킷’은 군대 야전상의 3,000개의 군대 인식표를 부착한 것으로 정체성에 대한 작가의 의문을 상징적으로 담은 작품이었다. 3차원의 설치작품을 2차원 평면에 옮긴 아이디어가 흥미롭다.
해머 뮤지엄은 입장료가 무료이며 월요일 휴관한다.
10899 Wilshire Blvd. Westwood.
(310)443-7000, www.hammer.ucla.edu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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