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홀리네임병원 KMP 커뮤니티 브릿지 펀드
▶ 보험.체류신분 상관 없이 저소득 한인 지원
18일 남편과 함께 KMP를 찾은 박성미(왼쪽 두 번째부터)씨가 최경희 부원장, 윤혜영 커뮤니티 브릿지 펀드 담당에게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제공=KMP>
남편 없이 딸과 함께 꿋꿋하게 이민생활을 이어오던 A모(50·여)씨에게 불행이 찾아온 건 지난해 12월. 아랫배 쪽에 이상을 감지하면서부터다. 결과는 난소종양.
영어 한 마디도 못하고 더욱이 수술비조차 없는 상황에서 A씨는 난감함을 넘어 절망감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특히 정부의 병원비 보조를 알아봤지만 체류신분 때문에 불가능하다는 말을 듣곤 사실상 삶을 포기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생각마저 들기 시작했다.
홀리네임병원 코리안 메디컬 프로그램(KMP·부원장 최경희)의 ‘커뮤니티 브릿지 펀드’가 없었다면 실제로 A씨는 하나밖에 없는 딸을 ‘가난’과 함께 남겨둔 채 떠나야 했을지도 모른다. 체류 신분 등으로 도움이 절실한 한인 환자들을 위해 마련된 펀드가 한 생명은 물론 그 가정까지 살린 것이다.
커뮤니티 브릿지 펀드는 응급상황은 아니지만 그대로 두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는 환자들을 돕자는 취지에서 지난해 2월 출범했다. 한인 교계가 십시일반 도와 펀드가 마련됐고 홀리네임병원이 비용을 최대한 절감해 순식간에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한인 환자들의 ‘생명줄’이 됐다.
A씨의 수술과 치료, 회복에 들어간 비용은 약 8,000달러. 자궁과 난소를 모두 들어내는 대수술이었지만 수술을 담당한 산부인과 윤숭구 박사가 수술비를 크게 낮추고 병원도 비용청구를 최소화해 커뮤니티 브릿지 펀드 또한 이 모든 비용을 감당할 수 있었다.
이 프로그램의 첫 번째 수혜자였던 한인 곽모(63)씨도 수술을 맡았던 안과 전문의 조민희 박사 등의 헌신으로 수술을 한 케이스. 곽씨는 반구망막 정맥 폐쇄로 시력을 완전히 잃을 위기에 놓인 상태에서 조 박사와 커뮤니티 브릿지 펀드의 도움으로 다시 눈을 뜨는 기적을 경험했다.
KMP는 “무보험자 또는 경제적 어려움이나 체류신분에 문제가 있는 한인들은 응급상황이 아니면 이후 생명이 위협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도 수술을 받을 수 없다”면서 “이를 공감해 시행된 프로그램이 두 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렸다”고 말했다.
불과(?) 두 명의 생명을 살렸을 뿐이지만 커뮤니티 브릿지 펀드는 벌써부터 형편이 어려운 한인들에게 한줄기 ‘희망’으로 다가가고 있다.
커뮤니티 브릿지 펀드가 보험의 역할을 대신할 수 없겠지만 정 급할 때 ‘KMP의 문을 두드릴 수 있다’는 작은 희망이라도 한인들이 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료는 한인 교계를 비롯한 한인사회가 내고 혜택은 어려운 한인이 받게 되는 일종의 ‘보험공식’이 성립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18일 KMP는 특별한 손님을 맞이했다. 자신을 유방암 환자로 소개한 한인 박성미씨가 커뮤니티 브릿지 펀드에 써달라며 1,000달러를 들고 찾아온 것이다.
항암치료로 머리가 다 빠진 박씨는 이날 KMP 최경희 부원장에게 “나도 어려운 상황이라 커뮤니티 브릿지 펀드의 도움을 받을뻔했다”며 “더 어려운 환자들을 위해 소중하게 써달라”고 당부했다.
KMP에는 생명을 살리는 기적과 함께, 아픔을 함께 나누는 기적 또한 펼쳐지고 있었다. <함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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