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투스의 탈레스는 서양 최초의 철학자로 불리는 인물이다. 그는 최초의 수학자이자 기상학자이자 투자가이기도 했으며 그리스의 일곱 현인 중 으뜸으로 꼽혔다. 그가 인생과 세상에 대해 강연을 하면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그는 그 때마다 진정 값진 것은 부가 아니라 지혜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청년이 탈레스의 검소한 옷차림을 보고 “당신은 아는 것은 많은데 왜 그리 가난하게 사느냐. 혹시 돈 벌 능력이 없어 부자를 깎아내리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탈레스는 대답 대신 조용히 마을에 있는 모든 올리브 기름 짜는 기계에 대한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천문과 기상에 밝았던 그는 그 해 올리브 농사가 대풍일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
과연 그 해 가을 올리브는 풍년이 들었는데 기름 짜는 기계를 구할 수 없었다. 탈레스가 모두 독점했기 때문이다. 부르는 게 값인 상황을 이용해 탈레스는 큰 돈을 벌었지만 이를 모두 가난한 사람들에 나눠주고 다시 검소한 생활로 돌아갔다. 그가 돈을 번 것은 철학자가 가난하게 사는 것은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사치한 삶이 가치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기 때문이다. 탈레스는 지난 2,600년 간 가난한 철학자들의 영웅으로 남아 있다.
탈레스의 뒤를 이어 기상학을 학문으로 정립한 것은 ‘아는 자의 스승’ 아리스토텔레스다. 세상 만물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었던 그는 날씨의 변화를 물과 불, 대기와 대지의 관계에서 찾았고 특히 수증기가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중시했다. 그의 제자 시오프라스투스는 이런 스승의 생각을 발전시켜 ‘징후론’(the Book of Signs)이라는 책을 썼으며 이는 그 후 2,000년 동안 서양 기상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최근 컴퓨터가 등장하기 전까지 기상학은 그의 생각에서 크게 나아가지 못했다.
초고속 컴퓨터와 수많은 인공위성 데이터가 시시각각으로 보고되는 지금 기상 예보와는 수 십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발전했지만 아직도 며칠, 몇 주 후 날씨를 정확히 알아맞춘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대기와 대지, 수면의 온도부터 바람의 방향과 세기, 수증기의 양, 기압의 변화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기상 관측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 바로 올 옐 니뇨 현상이다. 기상대는 작년 말부터 올 엘 니뇨가 사상 최대 규모라며 남가주 일대에 폭우와 산사태 발생을 경고했다. 그러나 겨울이 거의 끝나가는 지금 남가주 강우량은 평균 수준을 밑돌고 있으며 오히려 기온이 사상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다행히 북가주에는 눈과 비가 평년보다 많이 왔지만 이 또한 기상청이 뻐길 일은 아니다. 북가주는 오히려 비가 덜 올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물론 2월말과 3월에 많은 비가 내릴 수도 있겠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그럴 가능성은 줄어들 것이다. 하늘이 하는 일을 땅 위에 사는 인간이 함부로 재단하는 것은 주제넘은 짓인지 모른다. 소문난 잔치에는 정말 먹을 것이 없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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